[36주년 창간기획Ⅱ]<3>간편결제로 바뀌는 인간 중심 소비 문화

Photo Image

스타벅스는 오래 전부터 모바일 활용에 착수했다. 선불카드를 모바일로 전환하고 포인트제를 도입했다.

모바일을 이용한 사전 주문으로 카운터에 줄을 서지 않고도 빠르게 아이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스타벅스에서 모바일 결제가 급상승한다. 2016년 4분기 모바일 결제 건수가 전체 결제 건수 27%를 기록했다. 사전 주문은 전체 거래 건수 가운데 7%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였다.

모바일 결제 이용자는 800만명, 3명 가운데 1명이 사전 주문 결제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 내 리워드 회원은 1200만명, 연평균 18% 신장률이다. 지난해 스타벅스 선불카드에 충전된 금액은 북미에서만 60억달러에 달했다.

그야말로 모바일 기반 간편결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스타벅스처럼 이제 모바일로 모든걸 해결하는 새로운 결제 생태계가 도래했다. 소비 수단의 다수를 차지하는 플라스틱카드 종말 시대가 멀지 않았다. IT와 결합한 핀테크 덕분이다.

핀테크가 금융시장 파괴자로 불리는 이유는 금융사가 아닌 IT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고 자금과 담보가 아닌 IT를 전면에 내세워 기존 금융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엎고 있기 때문이다.

결제 분야에도 삼성페이를 중심으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다양한 IT 기반 사업자가 세를 확장하고 있다.

◇전통 신용카드 산업 붕괴 조짐

Photo Image
분기별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추이

지급결제산업은 4차 산업혁명 최전선에 놓여 있으며 급격한 기술 진화로 관련 서비스에 대한 패러다임 변하고 있다. 혁신기술 출현은 지급결제 중추 역할을 담당해온 카드사에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카드사는 '우버 모멘트(Uber moment)'에 도달해 생존 갈림길에 놓였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거나 변화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최근 지급결제시장은 혁신 지급결제 플랫폼 출현으로 급변한다.

핀테크 및 ICT 기업과 같은 혁신적 시장참여자는 모바일 기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며 모바일 지급 결제시장을 키우고 있다. 간편결제시장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지급결제 생태계는 신흥 지급결제 기술 출현, 경쟁, 고객 기대감 및 규제 환경 변화 등이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면서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

새롭게 조성되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카드사는 방대한 규모의 거래데이터 생성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된다. 반면에 사이버보안, 개인정보보호, 부정사용 관리, 급변하는 환경에 최적화되지 못한 조직구조·기업목표와 부합되지 못한 비즈니스 상 민첩성 등이 당면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카드사는 새로운 디지털 지급결제 생태계에서 최적 역할 수행을 위해 핀테크 기업과 협업하는 추세다. 핀테크 기업을 시장 파괴자에서 잠재적 파트너로 인식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이제 제3자 지급결제공급 업체와 소비자 간에 발생하는 상호작용의 중요한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지급결제산업은 이전에 볼 수 없던 급격한 속도의 기술 진화로 서비스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다. 혁신기술로 대변되는 핀테크 기업은 디지털통화나 인공지능 같은 인지시스템(cognitive system)과 분산원장기술 등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기존 산업구조를 재편 중이다. 핀테크 기업은 간소하고 사용이 용이한 비용효율적 서비스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종전 결제 비즈니스 모델을 붕괴시키고 기존 금융회사가 혁신을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한다.

◇간편결제 동력, 모바일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결제 시장이 개화했다. 간편결제를 이끄는 주요 동인이다.

전체 소비 중 온라인쇼핑 비중은 20%에 육박했고, 이는 모바일쇼핑이 주도했다. 현금 이외 지급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비중도 매분기 크게 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매판매(소비)액 중 온라인쇼핑 비중은 역대 최고인 18.2%를 기록했다. 상품을 열 번 구매하면 두 번은 상점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문했다는 의미다.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01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9조4567억원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쇼핑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2015년 본격 개화한 간편결제 시장은 '스마트폰 경제'를 견인했다.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되며 카카오페이, 페이코, 삼성페이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간편결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카드 정보를 미리 저장하고 거래할 때 비밀번호 입력이나 단말기 접촉으로 간편하게 결제하는 서비스다.

과거엔 온라인쇼핑 시 액티브X를 설치한 후 공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다. 간편결제 등장으로 이런 번거로움이 해소되면서 모바일쇼핑 거래 규모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모바일뱅킹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평균 모바일뱅킹 계좌이체 금액이 역대 최대인 8000억원에 달했다. 작년 동기 대비 67.6% 증가했다. 일평균 모바일뱅킹 계좌이체 금액은 상품 결제, 개인간 단순 송금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해당 규모는 반기마다 연간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이어왔다. 2017년 상반기(5000억원)와 하반기(6000억원) 각각 작년 동기 대비 47.2%, 58.7% 증가했다.

모바일 지급 채널 이용자 증가가 배경이다. 지난 6월 말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은 9977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수수료가 거의 없거나 아주 저렴하게 책정된 모바일 기반의 다양한 옵션을 탑재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대거 등장하면서 지급결제시장 경제성이 모바일로 집적된 셈이다.

여신금융연구소 관계자는 “향후 카카오페이, 페이코,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구도로 간편결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면서 “이용자 편의성이 개선된 간편결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모바일 경제 시대가 도래했다”고 전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