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이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기업 투자를 유도한다. 미국은 규제비용총량제 등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 기업 투자를 이끌었고 4년 만에 분기당 최대 경제 성장을 달성했다. 중국은 바이오·핀테크 등 신산업 규제 완화로 기업 투자 유도 토대를 만들었다. 일본 또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는 등 적극 규제 완화에 나섰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부터 과감한 규제 개혁 행보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규제비용총량제 '투 포 원 룰(Two for One Rule)' 도입 법안에 서명했다. 신규 규제 1개 당 기존 규제 2개를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는 첫해 51개 신규 규제를 입법했지만 트럼프 정부 임기 첫해 신규 규제는 3개에 그쳤다. 신규 규제 1건 당 기존 규제 22개를 폐지한 셈이다. 트럼프 정부는 67개 기존 규제를 폐지·개선하는 등 규제 혁파에 적극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 규제완화 정책으로 최근 미국 경기 상승세에 올랐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은 4.2%로 2014년 3분기 4.9%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는 경기 상승세 주요 원인으로 기업 투자 확대를 꼽았다. 올해 2분기 미국 기업 투자는 작년 동기보다 8.5% 증가하며 당초 예상치인 7.3%보다 높았다.
실제 규제 완화로 인해 미국 기업 투자는 활발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애플은 향후 5년간 3500억달러, 인텔은 70억달러, GM 등 자동차 회사가 약 10억~12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일본도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규제 개혁에 나서며 기업 투자를 유도한다.
중국 정부는 바이오, 핀테크 등 신산업 분야 규제 완화로 산업 성장 환경을 만들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의약품·의료기기 심사·승인 시스템 개혁안이 담긴 '문서 44호'를 발행했다. 이후 지난해 검토·승인 프로세스에 대한 개혁과 약물·의료기기 혁신시스템 구축에 관한 내용을 담은 문서 42호를 발행했다. 2016년에는 원격의료 서비스도 도입하며 바이오 산업 육성 토대를 구축했다.
중국 정부는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실험적 규제 완화 정책도 도입했다. 중국 정부는 2010년 '비금융사의 지급결제' 법률을 만들어 비금융사 지급결제 서비스를 지원했다. 2015년에는 텐센트 '위뱅크'를 시작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도 이어졌다. 2016년 12월 첫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된 우리나라보다 한 발 앞섰다. 이 같은 선제적 핀테크 산업 육성 행보에는 중국 정부 핀테크 규제완화 기조가 있었다.
일본도 규제 완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을 육성한다.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 2단계 국가전략인 '미래투자전략 2017'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명시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산업·신제품·신서비스 등에 대해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다.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따르면 규제 샌드박스를 국가 차원 전략에 명시한 것은 일본이 처음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