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는 전통적 환경오염과 구별되는 새로운 환경 문제에 직면했다. 기후변화 심화로 자연재해와 복합재난 위험성 증가, 미세먼지 등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건강피해 등이다.
정부는 기후·환경 이슈 해결을 위해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채택, 파리협정 체결, 살생물제법 제정 등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 장기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양극화 속에서 기후·환경 리스크 확산이 우려된다. 국내외적으로 급격한 정치·사회·경제·환경 여건 변화로 미래 사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어려움이 늘어남과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로 환경정보와 빅데이터, IoT 등 새로운 '에코 테크'를 활용한 환경 문제 혁신적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에코테크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미세먼지 저감, 화학물질 관리, 폐기물 발생 제로화 등 사람이 환경적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국내 환경산업계는 정부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환경R&D 효율성을 높이고 적기 대응 전략을 추진 중이다. 환경기술개발사업과 실효성 있는 연계방안을 마련해 국민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환경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디지털 기술과 융합을 통한 새로운 환경이슈와 기존 다변화·복합화된 환경문제를 해결한다. 다양한 수단(드론·무인선·로봇 등)을 활용하고, 데이터 측정(센서·단말기 등), 전송 및 수집(ICT·IoT·빅데이터 등), 분석(인공지능·모델링·알고리즘 등)해 환경오염 감시·진단·예측·예방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대기질 감시 드론, 상수관망 진단 로봇, 재난 현장 탐사 로봇, 강·호수 자율주행 무인선과 잠수정 등 극한 환경에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한다. 드론 탑재용 초소형 대기질 측정센서, 수생태계 건강성 위협물질 감지 지능형 센서 등 첨단 수단에 탑재해 다양한 물질을 측정 가능한 '센서'도 개발한다.
환경위성 송출 정보 관측시스템, 토양환경 정보 통합시스템, 재난정보 통합시스템 등 측정된 정보를 수신·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정보를 '수집'한다. 환경위성 자료처리 알고리즘, 상수관망 이상결함과 노후도 예측 프로그램, 재해발생 사전 예측 프로그램 등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할 수 있는 알고리즘·모델·프로그램도 만든다.
대기오염물질의 전국단위 입체 감시기술이 개발되면 원인 규명과 예보 정확도 향상, 인체 위해성 및 오염 농도 통합관리 추진이 가능해진다. 초미세먼지의 3차원 실시간 대기 감시시스템, 초소형 스마트 실내공기질 개선 솔루션, 지능형 악취제어 시스템 등이다.
기후변화 분야에서는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평가모델 개발, 통합평가 플랫폼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 메타모델 기반 기후변화 영향평가 플랫폼, 빅데이터 이용한 기후-대기 통합관리 모델 등이다.
상하수도 실시간 측정 모니터링 기술로 운영 유지비용 절감, 최적 공정제어 시스템 개발과 수질 오염물질 및 유입·유량 변화의 지능형 원격 모니터링 기술도 기대된다. ICT·IoT 기반 분리막의 지능형 유지관리 기술, 로봇 이용한 상수관로 3차원 위치 정보 관리 기술, 상수관망 에너지 최적화 지능형 플랫폼 개발도 추진한다.
환경보건 분야에서는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전주기 정보 수집 통한 위해성 제품 관리가 가능해진다. IoT 기반 폐기물 발생 및 수요 예측 기술, 로봇과 인공지능 기반 수거체계관리 기술 등으로 청결해진 도시를 만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레이저 유도 기술 기반 자동선별 장치, IoT 기술을 접목한 전기전자·자동차 폐자원 유용자원 DB 구축 등도 가능해진다. 드론을 이용한 식생입체구조 정보 분석과 정책활용 기술, 지능형 객체인식 기반 멸종위기종 관리 플랫폼 개발 등으로 자연보전도 할 수 있다.
에코테크 개발은 일부 착수됐다. 수집이 어려운 높은 고도 등에서 진동, 압력, 온도변화에 적응돼 미세먼지 질량·수 농도 측정이 가능한 초소형 측정센서가 개발됐다. 고속이동체와 RF 통신모듈, LTE 통신망 등을 활용해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 실시간 제공하는 기술도 실증 단계다. 환경 분야에서 드론은 직접 제작하기 보다(일부 최적화는 포함됨) 정보획득 수단으로 활용한다.
ICT·IoT 기술과 연계해 실내공기질 정보를 수집하고 공기질 진단과 제어관리시스템과 연동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은 상용화됐다.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등 실내환경 유해요인 복합측정이 가능한 초소형 통합모듈도 나왔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미래 에코테크는 사람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환경R&D가 국민의 삶 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긋지긋한 미세먼지 잡을 에코테크 도입 현실로
사람 중심 에코테크 도입은 현실로 다가왔다. 당장 내년이면 버스정류장에 집진모듈을 적용해 미세먼지 '청정지대'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적용된다. 초미세먼지(PM2.5)까지 제거하는 집진시스템을 청소차에 부착하는 기술과 고형폐기물연료(SRF) 사업장 미세먼지 등 복합 대기오염 저감 기술도 내년에는 생활에서 만날 수 있다.
'버스정류장 공간분리형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 기술은 버스정류장에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미세먼지 집진모듈을 적용, 정류장 안 미세먼지 농도를 외부 50% 이상 저감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아이들 등하교 길에 미세먼지 걱정을 덜 수 있다.
원리는 버스정류장 구조물 상단에 태양광발전시스템과 집진모듈을 설치하고 '에어커튼' 형식으로 버스정류장 내부와 외부를 격리한다. 동시에 구조물 하단과 상단에서 미세먼지를 빨아들여 내부를 정화하는 방식이다.
기술은 '리빙랩' 기반으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와 부천시 실제 버스정류장에 적용된다. 시민 의견을 수렴하며 기술을 개발하는 국민 소통 방식이다. 리빙랩은 실험실이 아니라 실제 생활공간에서 실험 활동이 이뤄지면서 시민이 연구혁신 주체로 참여하는 기술개발이다.
'차량 부착형 도로 먼지 집진시스템'과 '도심 도로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차량 부착형 유전영동 집진 기술'은 자동차 도로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차량 부착형 도로 먼지 건식 집진시스템은 고성능 집진시스템을 적용한 도로분진흡입 청소차를 개발하는 기술이다.
저압손 사이클론과 재생 백필터 등을 통해 도로 분진 청소효율을 기존 대비 50% 이상 향상시킬 계획이다. 차량 부착형 유전영동 집진 기술은 입자 지름 2.5㎛ 이하 미세먼지(PM2.5)를 전자기장 방식으로 필터에 모아 저감한다. 소비전력이 작으면서도 필터는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매스 발전소용 미세먼지 제거 정전여과시스템'은 전기집진 및 여과집진 기술을 일체형으로 조합한 하이브리드형 집진시스템이다. 전기집진기술은 집진판에 전기를 걸어 전자를 만들고 집진판을 통과하는 먼지 등에 전자를 부착시켜서 집진판에 포집 처리하는 기술이다. 여과집진기술은 먼지마스크처럼 먼지를 걸러내는 여과포(천, 섬유 등)를 통과시켜 포집처리한다. 집진필터 탈진시 비산먼지를 여과백에서 처리함으로써 탈진효율을 높이고, 여과백 유입 먼지량이 낮아져 수명이 연장된다.
'고형폐기물 연료사업장의 복합대기오염물질 저감기술'은 폐목재 등 고형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먼지와 전구물질(질산화물, 황산화물 등)을 일련의 처리공정을 통해 제거하는 기술이다. 고형연료 사용시설 배출가스 입자상 및 가스상 물질을 건식공정으로 처리해 기존 대비 30% 이상 저감한다.
이 외에도 초미세먼지 질량농도와 수 농도를 동시에 측정하면서 진동·압력·온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 미세먼지 측정기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비와 마모 성능이 우수한 '저탄소·저마모 친환경 타이어 기술' 등도 조만간 실생활에 적용될 예정이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