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에 지배구조를 개편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억만장자 폴 싱어가 이끄는 이 펀드가 현대차에 주주 가치 제고와 그룹 구조 개선을 위해 일부 핵심 계열사를 합병하라고 촉구했다고 7일 보도했다.
엘리엇은 지난달 14일 현대차그룹에 보낸 편지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현대모비스의 애프터서비스 사업을 현대자동차와 합병하고, 모비스의 모듈과 핵심 부품사업을 물류업체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안을 제안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구조개편안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현대차그룹은 국내 규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고 블룸버그 소식통은 전했다.
엘리엇의 제안은 합병한 모비스-글로비스가 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고, 현대차의 지배지분을 보유하게 했다.
또 합병한 모비스-글로비스가 기아차와 정몽구 회장 가족들로부터 현대차 지분을 사고, 정 회장 가족은 모비스-글로비스 지분을 사도록 했다.
아울러 구조조정 계획을 세울 위원회를 설립하는 한편 주주 배당을 확대하라고 제안했다.
또 현대차와 계열사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엘리엇은 편지에서 이번 제안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그룹의 장기적 전략을 가장 잘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앞서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떼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려 했으나 엘리엇 등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계획을 포기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제안했었다.
엘리엇의 이번 합병안과 관련 있는 기업들은 시가총액 합계 600억달러(약 67조원)가 넘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