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통화 표기 방식이 원화로 바뀌면서 이용자와 게임사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게임사는 아이템 결제 서비스를 정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종전보다 구입 비용이 비싸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5일부터 앱스토어 콘텐츠 구입 시 원화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새로운 결제시스템 핵심은 자국통화결제(DCC) 방식이다. DCC는 비자, 마스터, 아멕스 등 국제 카드 브랜드가 가맹 계약을 통해 카드 발행국 통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고객들은 제도 변경 이후 동일한 콘텐츠 구입 시 과거보다 지불 금액이 늘었다고 불평하고 있다. 기존 미화로 결제할 경우 카드사 해외 이용 수수료(카드수수료)를 한 번만 내면 됐지만 원화 표기로 바뀌면서 환전수수료가 추가됐다. 청구 금액은 카드수수료와 환전수수료를 합쳐 최대 1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소비자는 이 상황을 결제 완료 문자를 받고 나서야 알게 된다. DCC 차단 서비스를 신청한 국내 카드를 이용하고 있다면 앱스토어 결제는 이용할 수 없다. 원화 결제가 아닌 단순 원화 표기인 셈이다.
애플 앱스토어 결제는 국내 가맹점을 거치지 않는다. 아일랜드 소재 자회사 애플 디스트리뷰션 인터내셔널(ADI)를 통한다. 이에 따라 DCC 수수료가 붙게 된다. 수수료를 2중으로 지불해야 한다.
게임사 역시 영업 일선에 혼선을 빚고 있다. 특히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은 원화 표기 혼란 직격탄을 맞았다. 결제 아이템이 지급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일부 게임은 인앱 판매를 중지하기도 했다.
'검은사막' '리니지2레볼루션'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이 결제 오류를 겪었다. 정책 변경 동의를 위해 외부 링크로 이동해서 승인을 받은 후 최초 구입한 상품이 지급되지 않았다.
'리니지M'은 iOS에 한해 일부 상품 판매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대기업은 물론 중소게임사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하루라도 결제를 막아 두면 피해가 막심하다”면서 “사용자 풀이 적어 이용자가 다시 결제하는 간격도 길어진다”고 말했다.
'에픽세븐'과 '리니지M'은 가격 차이로 소비자 불만을 들어야 했다. iOS 상품 가격이 구글 버전보다 높게 표기되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11만원인 상품이 애플에서는 11만9000으로 표기된다.
당초 해외결제수수료와 환율에 따라 상이한 가격에 불편을 겪고 있던 사용자들은 원화 결제로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행보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아이폰 이용자는 “DCC 때문에 예전보다 더 비싸졌다”면서 “소액결제, 기프트 카드 등 다른 결제 옵션도 지원할 예정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일단은 잠시 관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파악한 후 답변하겠다”고 답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