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 매각설이 '사실무근'으로 일단락 됐다. 다만 매각설의 배경을 두고는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신세계는 한국거래소의 '오비맥주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당사의 오비맥주 인수 추진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오비맥주의 모회사이자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도 진화에 나섰다. 6일 오전 브루노 코센티노(고동우) 오비맥주 사장은 전 직원들에게 “매각설은 사실무근이고 매각과 관련한 어떠한 일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1998년 두산그룹이 AB인베브에 팔았다. 다시 2009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4년 AB인베브가 58억달러(6조1680억원)다시 인수해 현재까지 경영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카스' 브랜드를 보유한 오비맥주를 인수함으로써 '버드와이저'를 비롯해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등 AB인베브의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고 한국 시장을 필두로 아시아태평양 시장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당시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재매각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매물로 내놓았다는 설이 나왔다. AB인베브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인수합병(M&A)를 준비하면서 자금이 필요해 오비맥주를 매각하려 한다는 것과 2015년 SAB밀러를 인수하며 인수금액 상환에 부담을 느껴 오비맥주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AB인베브가 거금을 들여 인수할 때와 현재 국내 맥주 시장이 판이하게 달라졌다는 관측도 있다. 당시 국내시장에서 수입맥주 인기는 높지않았다. 카스가 전체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보유했다. 하지만 수입맥주의 인기가 날로 거세지며 가정용 맥주시장 절반 이상을 잠식하고 있다. AB인베브로서는 오비맥주를 매각하고 지사를 설립해 수입·유통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입맥주 인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맥주 종량세 전환이 무산된 상황에 성장세가 둔화된 '카스'를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도 매각설이 제기된 원인으로 꼽힌다.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노사갈등도 AB인베브 고위 경영층을 불편하게 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모두 부인한 만큼 오비맥주 매각설은 헤프닝으로 일단락 됐다”면서도 “시장 1위의 매각설이 제기될 만큼 수입맥주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 국산 맥주의 어려움을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