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는 국내 전자업계 영원한 맞수다. 국내 1, 2위를 놓고 끊임없이 벌인 경쟁의 결과는 세계 1등이다. 맞수 대결은 시장을 키웠고, 글로벌 트렌드 주도로 이어졌다. 국내외에서 분쟁과 비방으로 낯 뜨거운 일도 있었지만 양사 경쟁은 실보단 득이 많았다는 평를 받고 있다. 한때 세계 시장을 석권한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로부터 주도권을 가져온 과정에도, 이후 단 한 차례조차 추격을 허용하지 않은 과정에도 미래 기술을 놓고 벌인 LG와 삼성 간에는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이번엔 차세대 디스플레이 자발광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를 놓고 혈전을 펼친다. 공식화한 시점을 놓고 보면 자발광 QLED는 삼성이 먼저 출사표를 내고 LG가 가세하는 모양새지만 누가 먼저라 할 정도로 차이는 없다.
일부 전문가는 LG디스플레이가 안정된 퀀텀닷 기술을 갖추면 삼성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한다. 자발광 QLED 구조가 기존 OLED와 유사해 재료 기술만 갖추면 더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삼성도 자발광 QLED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꾸준히 퀀텀닷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어 승부 예단은 무리가 있다. 양사 모두 잉크젯 프린팅 기술 연구 등 자발광 QLED 선점에 필요한 기술 개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성격은 좀 다르지만 또 하나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을 놓고 벌이는 승부도 볼 만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패널 생산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도 내년 생산을 목표로 뛰고 있다.
LG와 삼성 간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은 계속된다. 경쟁의 시너지는 이미 우리가 경험한 상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성장과 중국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기술 격차 유지 모두가 실현되길 기대한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과의 차별화는 정부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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