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화약의 노후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화약 무기 사용기간을 늘릴 수 있어 국방비 절감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은 박태호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류병태 국방과학연구소 박사 및 원용선 부경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화약의 노후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화약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3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국방비의 상당 부분을 노후로 성능이 떨어진 화약 무기를 폐기하거나 관리하는데 사용한다. 화약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초기 폭발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화약이 노후화 되면 폭발력이 약해져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폐기했다.
연구팀은 화약은 고습도 환경에서 작업하는 데 주목해 수분과 노후화 관련 여부를 실험했다. 그 결과 수분을 더하자 화약이 노후화 돼 발열량이 줄어들었다. 폭발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전자현미경 'TEM-EDS'로 원인을 분석한 결과 '보론(Boron)'이라는 금속 물질이 수분 때문에 두꺼워져 폭발력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험으로 화약 노후화 원인을 밝혀낸 것은 세계에서도 처음이다.
연구팀은 화약 노후를 막기 위해 제조 공정에서 습도를 제어하고, 화약을 보관할 때 파이로 작동기구를 수분에 노출되지 않도록 밀봉하거나 보론을 화학 처리하면 노후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박태호 교수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학 분석으로 화약 노후화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이라면서 “노후 원인을 미리 차단하고 수명을 예측해 폐기 기간을 연장시키면 국방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