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보다 낫네' 제주도, 창업의 섬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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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제주도가 창업의 섬으로 변했다.

불과 5년 전만해도 창업자 수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200여곳이 넘는 스타트업이 자리 잡았다. 지난해 초 설립한 제주스타트업협회(JSA)에는 1년 반 만에 스타트업 150곳이 몰렸다. 지역 인재 유출이라는 지방 공통된 숙제를 감안하면 의미가 큰 수치다.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 탓에 외부 인재 유치도 쉽지 않다.

제주도는 관광에 신산업을 융합,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한해 평균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 숫자는 1600만명이다.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하며 창업 열기에 불이 붙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도 힘을 보탰다. 제주 지역 유일한 창업 초기 스타트업 육성기관이다.

혁신센터 1기 입주기업 티엔디엔(TNDN)은 중국인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제 대부분을 QR코드 기반 위쳇페이, 알리페이에 의존하는 중국 관광객 공략에 성공한 결과다. 두 가지 결제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시리즈 A 단계에서 20억대 투자를 유치했다.

오쉐어도 혁신센터 출신이다. 여행용품 대여 플랫폼을 출시했다. 본엔젤스로부터 3억원 투자를 받았다.

제주도 역시 창업 씨앗 뿌리기에 나섰다. 스타트업을 포함해 신산업을 챙길 미래전략국을 조직 내 설치한다. 국장, 과장, 팀장 모두를 민간기업 출신으로 채울 예정이다. 공무원 사회에 혁신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스타트업 전담팀도 별도로 만든다.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의지가 담겼다.

가려운 부분도 긁어준다. 투자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도는 15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2000억원까지 늘려 스타트업, 혁신기업을 도울 계획이다. 혁신센터도 지원사격을 가한다. 벤처캐피털(VC)을 제주도로 유인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현재 크립톤과 손잡았다. 이 회사는 20억원 규모 펀드를 꾸릴 방침이다.

혁신센터가 직접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제주도로부터 받은 사업비 중 일부를 시드머니 투자에 활용, 지분을 취득한다. 자금 회수에 성공하면 다른 스타트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벌써 성공 사례가 나타났다. 스타트업 다자요는 시드머니 3000만원을 거머쥔 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3억원이 넘는 지분투자 결실을 맺었다.

혁신센터는 그동안 스타트업 120곳을 육성, 550억원 상당 투자 유치 성과를 냈다. 다만 한계도 뚜렷하다. 할 일은 갈수록 많아지는데 혁신센터 외연 확장은 쉽지 않다. 정해진 조직 편제 때문이다. 예산도 혁신센터만의 자체 사업을 벌이기에는 부족하다.

전정환 혁신센터장은 “투자 생태계와 도시 재생 사업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이 계속 늘고 있다”며 “인재난 해소를 위한 인력 육성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주=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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