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재료·부품 전문업체 메카로가 신공장을 짓는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개념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제품 품질도 한 단계 끌어올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메카로는 하반기 충북 음성 사업장 내 신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규모는 기존 공장과 비슷하거나 조금 큰 수준이다. 완공 시기는 내년 상반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카로는 신공장 증축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새 공장은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팩토리 개념으로 구축된다. 불량이 났을 때 이를 자동으로 걸러주거나, 생산 병목 현상이 생기면 바로 잡아주는 기술 등이 적용된다. 기존 공장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회사 관계자는 기대했다. 제품 품질 역시 좋아져 회사 전반으로 경쟁력이 배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2000년 11월에 설립된 메카로는 2005년 SK솔믹스(옛 솔믹스)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2009년에 분리, 독립했다. 2015년 메카로닉스에서 지금의 메카로로 사명을 바꿨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메카로는 성장 과정에서 주요 반도체 대기업의 '상생협력 정책' 수혜를 크게 입었다.
SK하이닉스는 메카로가 개발한 지르코늄계(Zr) 프리커서(전구체)를 2년여간 양산평가를 거쳐 2016년에 실제 양산 적용했다. 전구체는 화학 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물질을 말한다. D램에는 커패시터 위로 증착돼 전류 누설과 간섭을 막는다. 커패시터는 전하 저장 유무로 0과 1을 판단하는 D램 핵심 요소다.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커패시터 전류 누설과 간섭 현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특성이 좋은 전구체를 써야 한다. 메카로가 그러한 전구체를 공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전구체 부문에서 메카로가 연구개발(R&D)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상생자금과 교육 및 경영 분야 컨설팅을 제공했다.
반도체 장비 챔버에 탑재돼 재료를 고르게 분사하는 샤워헤드와 증착 공정 시 챔버 안에서 웨이퍼를 열로 데워 주는 히터블록도 메카로의 주력 제품이다. 삼성도 메카로가 히터블록 R&D 및 양산 설비구축을 돕기 위해 대중소기업상생자금을 지원했다.
정부 지원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02년부터 부품소재산업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중소기업을 전문기업으로 인증하고 인력, 사업화 및 경영활동, 기술개발 분야에서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 메카로는 2010년 산업부 부품소재전문기업 인증을 받았고, 지원프로그램 도움을 받고 있다.
메카로 관계자는 “구공장은 2차 협력사와 상생 협력을 위한 파일럿 라인으로도 운용된다”면서 “그간 정부 및 국내 대기업 고객사로부터 받은 지원을 2차 협력사에 되돌려 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