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가 딜라이브 실사를 인정했다. 그러나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고 매각을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CJ헬로는 딜라이브 인수설 관련 한국거래소가 요구한 조회공시에 대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과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 딜라이브 실사도 이러한 방향에서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했다.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딜라이브 인수도 그 중 하나지만 아직은 확정지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CJ헬로는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CJ헬로는 올해 초 딜라이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인수가를 비롯해 양측 의견 차이가 컸다. 최근 협상이 일부 진전을 보이며 실사를 시작했다.
CJ헬로 고위 관계자는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다가 일부 의견이 일치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럼 실사를 한번 해보자고 합의했다”면서 “그렇다고 진도가 많이 나간 것은 아니며 CJ헬로 매각 방침 역시 유효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 전언을 종합하면, 현재는 CJ헬로가 딜라이브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서류를 검토하는 수준이다. 본사나 영업거점 실사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의미 있는 해석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단순 서류 검토 사실만으로도 유료방송 시장엔 파장이 일고 있다. 인수가 현실화되면 유료방송 시장 개편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합산규제 폐지로 IPTV 사업자의 케이블TV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연이은 인수합병(M&A)도 예상된다.
CJ헬로의 딜라이브 인수에 대한 해석과 전망은 다양하다. CJ헬로가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2위 사업자로 발돋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방송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시나리오다.
반면에 인수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케이블TV 시장은 성장 정체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가입자 규모에서 IPTV에 추월당했고 IPTV로 가입자 이탈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료방송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CJ그룹이 용인할 지는 미지수다.
몸집을 불려 되판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규모가 커지면 통신사업자를 비롯해 매입하려는 곳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오히려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조 단위 인수가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CJ헬로 영업이익이 700억원에 불과한데 딜라이브 인수가는 1조원이 넘기 때문이다. 이번 실사가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쇼잉'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