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상반기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서며 미주를 추월했다.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IT 업체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구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삼성전자 매출액 83조9217억원 중 중국 매출이 27조4102억원으로 32.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매출 비중은 2014년 20.6%로 처음 20%대에 진입했고, 2015년 23.4%, 2016년 23.9%, 2017년 28.3%로 상승하다 올해 상반기 30%를 돌파했다.
반면 과거 삼성전자 주력 시장이던 미주는 2016년 31.8%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30.2%에 이어 올 상반기 26.0%에 그치며 처음으로 중국보다 뒤졌다.
중국 매출 비중 상승은 중국 IT업체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등의 주요 고객사가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트럼프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가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면서 스마트폰, TV, 가전 등 완제품을 많이 판매했던 미국과 유럽 시장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주요 매출처도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5대 매출처에 중국 화웨이가 처음 포함됐다. 미국 애플과 버라이즌, 독일 도이치텔레콤, 홍콩 테크트로닉스 등도 이름을 올렸다. 상반기 삼성전자 매출 가운데 이들 5개 업체가 차지한 비중은 11%다.
2016년과 지난해는 5대 고객사가 미국 애플, 베스트바이, 스프린트, 버라이즌과 독일 도이치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유통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이와 달리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계 IT 업체가 2개 포함됐다.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삼성전자 경쟁사이면서 주요 고객사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완제품 사업과 부품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어 국내외 IT·전자 업체와 협력하면서 경쟁도 하는 관계”라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최대 경쟁사인 애플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중국 업체와도 비슷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