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중견·중소기업을 위해 '재택·원격 근무 인프라' 지원에 나섰지만 기업 참여가 저조하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할 최대 7단계 과정도 중소기업에는 부담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용부 재택·원격 근무 인프라 도입 지원에 중소·중견기업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4억원이던 예산을 올해 2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고용부가 100개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까지 선발 기업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원 절차도 사업계획서를 수립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평가를 받는 등 복잡하다.
올해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견·중소기업 현장 호응은 낮았다. SW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기 위해 외근이나 출장이 잦은 산업 중심으로 시스템 도입을 중점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기준과 절차가 까다로운 데다 사업에 응모하더라도 지원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부는 일·가정 양립 목표가 분명한지, 시스템 구축 계획이 구체적이고 합리적인지를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재택·원격근무 시스템 구축 후 실제 사용 여부 점검을 위한 근태시스템 도입도 요구된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사내 게시판이나 그룹웨어 등에 출·퇴근 시간을 실시간 기록하는 방법이 있음에도 별도 근태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면서 “비용 50%를 지원한다지만 중소기업 현실을 고려, 필요 시스템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도입을 선호하지만 도입 첫해에만 비용 지원이 이뤄져 이 역시도 추후 비용 부담이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스템 구축 당시는 부담이 적지만 매년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고용부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거나 부정 수급이 의심되는 업체는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근로 시간을 탄력 운용하고 효율화하겠다는 기업은 최대한 선발하겠다고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재택 근무와 원격 근무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라면서 “연말까지 재택·원격 근무가 필요한 기업을 최대한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