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래 바이오 먹거리와 산업화 지원을 위해 테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연구개발(R&D) 지원을 넘어 기술 사업화와 규제개선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1차관 소속 생명기술과 내 바이오경제팀을 신설했다고 13일 밝혔다. 정식 직제가 아닌 태스크포스(TF)지만 바이오 산업화를 전담할 부서로 격상될 가능성도 있다.
바이오경제팀은 R&D 결과물이 산업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 바이오 관련 창업, 병원-기업 협업, 규제개선, 중장기 전략 수립이 핵심이다. 팀장 1명과 사무관·주무관 4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산업, 규제 관련 이슈는 바이오경제팀이 전담하고, 기존 생명기술과는 R&D에 집중한다. 우선 과기정통부 내 의료기기 영역은 바이오경제팀이 관할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 전반 R&D 전략 수립·지원이 대표적이다.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의료기기 활성화 전략 수립에 참여한다. 사업은 부처별로 따로 진행하던 의료기기 개발, 규제개선, 적용 및 확산을 단일 과제로 추진하는 게 목적이다. 500억원 이상 투입돼 예비타당성 검토를 신청한다.
과기정통부 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바이오 분야 규제 개선도 총괄한다. 유전자 가위, 개인의뢰유전자검사(DTC) 등 효과가 크지만, 규제 때문에 상용화가 안 되는 영역이 대상이다.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는 인체에 유전자 가위를 넣어 치료하는 게 금지된다.
개인이 병원을 통하지 않고 민간 기업에 질병예측, 예방을 위한 유전자 검사도 못한다. 피부 관리, 탈모, 당뇨 등 미용·건강관리 영역만 허용한다. 우리나라가 세계시장 경쟁력을 보유하지만 법 규제에 막힌 분야를 발굴해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개선을 제안한다.
박병현 과기정통부 바이오경제팀장은 “개별 부처와 자문기구 등에서 바이오 규제 개선 목소리가 높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빠르게 관철되기는 어렵다”면서 “우선 생명윤리법 내 바이오 관련 규제가 무엇이 있고, 어떻게 개선할지 부처별 회의나 바이오특위, 4차 산업혁명위원회 등에서 적극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주력하는 '실험실 창업' 등 기술 사업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도 책임진다. 병원, 연구기관 등에 막대한 R&D 지원을 펼치지만, 실제 사업화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연구에 그치는 과제 성격이나 규제, 창업 의지 결여 등 원인도 다양하다. 병원, 연구소를 중심으로 과제기획부터 사업화 목적으로 두거나 기존 기술을 사업화로 이어지는 과제를 기획·추진한다.
의약품 영역(레드 바이오)에 국한했던 바이오 전략에서 확장해 미래 먹거리 발굴 전략을 수립한다. 소재, 에너지 영역(화이트 바이오)에 신규 과제 발굴과 중장기 전략을 마련한다.
박 팀장은 “최근 국민 안전과 친환경 요구사항이 높아지면서 기존 화학물질을 바이오 기술을 적용해 안전한 소재로 대체하는 것이 각광 받는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합성생물학 활용 범위가 넒은 만큼 화이트 바이오 영역에 비전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경제팀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강조한 실질적 결과 도출에 초점을 맞춘다. 유 장관은 규제 개선은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되 현행 법률 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 것부터 결과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R&D 지원에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창업, 기술 수출 등 사업화 영역까지 업무를 확장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업계 관계자는 “팀 이름을 바이오경제로 지은 것은 R&D 단계를 넘어 국민과 기업이 체감하는 사업화까지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라면서 “전 영역에 역할이 강화된 과기정통부가 바이오 영역까지 주도권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