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각 전문 에이피티씨, 코스닥 상장… “SK하이닉스와 동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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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C의 폴리 식각 장비.

“세계 반도체 식각장비 시장은 지난 30년간 미국과 일본의 3개 기업(어플라이드,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이 독식해왔습니다. 기술 경쟁력을 높여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종합 반도체 전공정 장비 회사로 도약하겠습니다.”

최우형 에이피티씨(APTC) 사장은 “이달 23일 코스닥에 상장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 공모 주식수는 230만주, 희망 공모가액은 1만1500~1만300원이다. 총 공모금액은 265억~299억원으로 예상된다. 13~14일 기관 및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청약한다. APTC는 170억원을 공장 등 시설증축 자금으로 쓰고 6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예정이다.

APTC는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를 제외하면 국내 중소업체로는 식각장비 분야에서 유일하다. 식각은 반도체 웨이퍼 가공 공정의 핵심이다. 반도체 웨이퍼는 찍고(노광), 덮고(증착), 씻고(세정), 깎는(식각) 과정의 연속이다. 정밀하게 패턴을 깎아 내거나 구멍을 뚫을 때 식각 장비가 쓰인다. 핵심 중에 핵심이다.

김남헌 APTC 대표는 세계 톱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에서 연구개발(R&D)을 맡아오다 2002년 회사를 창업했다. 당시 식각 장비 국산화에 대한 기대감과 열망으로 업계 관심을 받았다. 정부도 많은 국책 개발 자금을 쏟았다. 그러나 고객사 요구에 맞추지 못해 양산라인에 장비를 대량으로 넣는 것이 매번 좌절됐다.

2016년부터 본격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회사 폴리 식각 장비인 레오 NK Ⅰ-C는 SK하이닉스 D램,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에 공급이 시작됐다. D램 게이트 공정 식각 등 고난도 기술 분야에는 아직 적용되기 전이지만, 조금씩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 APTC 설명이다. APTC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인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때부터 수십대 규모로 장비 납품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 기술혁신기업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기업'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최소 구매물량 보장하고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양산 라인에 도입하겠다는 약속해 준다. 개발 자금도 제공한다.

APTC 매출은 껑충 뛰었다. 2015년 44억원, 2016년 379억원, 지난해 411억원을 기록했다. 최 사장은 “올해는 연간 800억원, 영업이익률 30%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피티씨는 현재 주력 상품인 NK Ⅰ-C 외 보다 성능이 개선된 차세대 장비 레오 NK Ⅱ 개발을 연말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 판매를 목표로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부터는 레오 NK Ⅲ 개발 진행은 물론 3D 낸드플래시 공정을 타깃으로 옥사이드 산화막 식각 장비 개발도 시작한다. 이외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실리콘관통전극(TSV) 식각 공정 장비 개발에도 대응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식각보다 상대적으로 기술 난도가 낮은 화학기상측장(CVD), 원자층증착(ALD) 장비의 개발은 2020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종합 반도체 전공정 장비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대만,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 SK하이닉스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신규 고객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우려사항인 것으로 아는데, 고객사도 우리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고 고객사를 확대해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를 만들길 진정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미 영업하고 있으며 반응도 좋다”라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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