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주의 장벽을 갈수록 높여가면서 미국이 수입품에 물리는 관세가 반세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고했다.
ECB는 9일(현지시간) 월례 보고서에서 지난달 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호주의 조치를 내놓고 추가 보복을 위협한 이후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ECB는 이어 "위협했던 추가 조치를 모두 실행한다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지난 50년간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은 단기적, 중기적으로 글로벌 무역과 경제 활동의 전망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7월 6일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조치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후 양국은 치고받기 식으로 모두 합쳐 1천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ECB는 또 미국이 수입 자동차와 차 부품에 대한 새로운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관세부과를 결정하면 유럽 내의 주요 경제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일본, 멕시코와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복잡한 공급망 때문에 세계 경제에 미치는 보호주의의 악영향은 증폭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무역갈등으로 기업 심리가 꺾여 투자와 신규 고용을 늦추는 것이 주요 리스크라고 말했었다.
유로존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7%에서 올해 1분기 0.4%, 2분기 0.3%로 하락했다.
수출 강국인 독일도 무역갈등으로 타격을 입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독일 제조업체들의 신규 주문은 전월보다 4% 줄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2017년 초 이후 가장 큰 것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