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2호선, 신도림-역삼역 구간이 가장 덥고 불쾌… 이산화탄소 농도도 기준치 2배

출근길은 전쟁과 같다. 요즘처럼 연일 폭염인 날이면 더욱 힘들다. 도로 위 정체를 피하려 전철을 이용하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이미 인산인해다. 빠르고 쾌적한 전철은 온데 간데 없다. 특히 서울시내를 끝없이 돌고 도는 2호선은 편리한 만큼 사람도 몰린다. 하루를 시작하는 출근길부터 난항이다.

그렇다면 지하철 2호선 모든 역 가운데 가장 시원한 곳과 더운 곳은 어디일까. 예상과 달리 신도림역이 가장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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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평균 온도 측정결과(출처:엠버저)

스타트업 엠버저(대표 이근화)가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달 24일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 출근시간대 지하철 2호선 전철 내부 온·습도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결과를 보면 신도림역에 정차했을 때 열차 내부 온도가 평균 섭씨 29.49도로 가장 낮았다. 가장 더운 곳은 역삼역으로 30.94도를 기록했다. 신도림역에서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해 역삼역에서 정점을 찍는다. 온도 차이는 1.45도다. 1.45도지만 체감 온도 차이는 확연하다. 에어컨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신도림역에서부터 탑승하는 이용자가 부쩍 늘기 때문이다. 습도도 비슷했다. 신도림이 55.71%로 가장 낮았고, 이곳부터 급격하게 높아졌다. 해당구간 출근길이 가장 힘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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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다섯번째 칸 내부 온도. 가운데가 상대적으로 2도 이상 높다.(출처:엠버저)

더위를 피할 수 없다면 그나마 시원한 곳을 찾으면 된다. 출근길 지하철 2호선에서 가장 시원한 곳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열차 한가운데였다. 평균 29.6도로 가장자리 31.8도에 비해 2도 이상 낮았다. 출입구 쪽은 문이 열릴 때마다 뜨거운 공기가 유입, 온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탑승객 대부분이 문 쪽에 몰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탑승객들로 꽉 차있으니 공기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온도가 높아지는 이유다. 실제로 비교적 한산할 때는 냉방기가 있는 가장자리가 상대적으로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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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이산화탄소 농도(출처:엠버저)

이산화탄소 농도는 합정역과 당산역을 제외하고는 모든 역이 실내 환경 권고 기준치인 1000ppm보다 높았다. 사당역부터 종합운동장역 사이 구간은 기준치에 비해 2배가 넘는 농도를 보였다. 가장 농도가 높은 곳은 서초역과 교대역, 강남역이었다.

이번 측정에 동원된 실험맨은 모두 10명이다. 실험맨은 엠버저가 자체 개발한 무선 온·습도계 '스마트뮤'를 어깨높이에 달고 전철 내 정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실험맨 10명은 출근시간인 오전 8시 2호선 잠실역에서 탑승해 반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며 온도를 쟀다. 스마트뮤는 1분 단위로 온도를 측정해 게이트웨이로 데이터를 보냈다. 게이트웨이는 수집된 정보를 엠버저 서버로 보내 실시간 기록, 분석했다.

이근화 엠버저 대표는 “일회성 측정이기는 하지만 오차를 줄이기 위해 센서 수와 측정 간격, 위치 등을 최대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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