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가 젊어진다]<하>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산업단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집밖은 위험한 요즘이지만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업무 시간외에도 사람이 붐빈다. 산업단지 환경개선으로 정주여건 개선과 지원시설이 늘어나면서 유명 식당과 카페가 모인 지역 중심가로 자리 잡았다. 낮과 밤, 주말에 상관없이 더위를 피해 차 한 잔의 여유와 쇼핑을 즐기는 이들로 붐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이 환경개선 공동사업을 통해 사람이 모이고 지역사회와 함께 산업단지 성장모델을 정립한다. 청년이 모이고 지원시설이 늘어나 지역가치가 높아진다. 지역주민도 선호하는 산업단지조성이 목표다. 나아가 지역별 산업단지 육성을 통해 국가 문제인 수도권 집중화 현상 해소에도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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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는 국가 경제발전의 최일선이자 기업 성장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 성과 이면에는 지역주민 민원대상이라는 아픔도 함께 안고 있었다. 수많은 근로자가 산업단지에 몰리면서 지역경제를 살렸지만, 인근 주민에게 혐오시설로 여겨지면서 이전과 조성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산업단지와 지역이 어울린 모범사례다. 섬유·봉제업이 몰려있던 구로공단에 인터넷·콘텐츠 등 정보기술(IT)기업을 유치했다. 상업시설과 정주여건을 꾸준히 개선하면서 일상이 함께하는 산업단지로 변모했다. 지자체와 함께 영화제 등 지역민과 함께하는 축제도 열어 민원은 줄이고 산업단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앴다. 산단공은 각 지역 산업단지에도 근린생활시설 확대, 인력 유입, 산업단지 고도화, 지역상생 선순환 모델을 적용한다.

이를 위해 환경개선사업 홍보를 강화하고 정책효과 극대화를 위한 패키지 지원사례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치단체 선호 사업도 늘려나간다. 산업육성·인력양성·취업연계·기반시설·복지시설·문화편의시설 등 수요자(지자체·근로자) 중심 맞춤형 사업이다. 산단캠퍼스·도시숲 등 지역발전특별회계(포괄보조)로 시행되는 지자체 선호사업은 산업단지 내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해 일반회계(또는 기금)로 추진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3.15 청년고용대책' 후속과제로 '청년 친화형 산업단지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사업에서는 근로·정주환경 개선에 정부합동 협업방안을 마련한다. 산업단지를 청년 창업과 신산업 창출 전진기지로 전환하고 벤처기업, 연구개발(R&D)지원, 문화·복합시설이 융·복합 집적된 혁신성장촉진지구를 신설한다. 청년이 즐길 수 있는 여가·문화·편의·정주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늘린다. 사내복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이 몰려있는 산업단지 특성을 감안한 지원이다.

올해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주요사업은 예산 증액과 내역사업 규모 확대 조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기숙사·통근버스, 개방형체육관, 문화예술교육, 도시숲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도 대상사업 확대를 위한 부처별 신규사업도 수시로 제안한다.

산업단지 관계자는 “지자체와 근로자 수요가 높은 사업과 패키지 형태 환경개선 사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일과 생활이 양립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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