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EGR 결함 알고 있었다'.. 정부에 제출한 기술분석 자료도 허술

BMW가 최근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의 결함을 수 년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MW가 알면서도 늑장 리콜을 한 것은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BMW가 화재 원인으로 EGR를 지목한 이유로 해외 사례를 들었다.

본사에서 2016년부터 해외 화재 사례들을 수집했지만, 이를 리콜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는 한국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서야 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BMW는 EGR 리콜과 관련된 기술 분석 자료를 20페이지 분량으로 제출했다. 이 자료에서 BMW는 EGR 내 쿨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흡기다기관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들어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GR 결함이 화재 원인이라고 볼 만큼 충분한 실험을 거쳤거나 사고 부품을 면밀히 조사했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6일 BMW코리아와 본사 기술임원들이 국토부를 방문해서야 해외에서도 2016년부터 BMW의 디젤차량에서 EGR로 인한 화재가 곳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EGR을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해명했다.

역대 최대 리콜 사태에 이를 정도의 결함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정부가 요청한 후에야 리콜을 시작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원인 분석에 대한 BMW 측의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토부에 제출한 총 20페이지로 구성된 기술분석자료에는 EGR 내의 쿨러에서 에틸렌글리콜이 유출된 상황에 대한 설명만 있다. 그 나마도 실제 기술 분석 자료는 5페이지 뿐이고, 나머지는 부품 구조와 서비스 캠페인에 대한 설명이다.

김경욱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국토부는 BMW에 대해 추가 자료 제출 요구 및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화재발생 원인에 대한 조사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라면서 “조사 과정에서 국내 전문가를 충분히 참여시켜 화재 발생 원인 규명을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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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에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화재가 발생한 차량의 EGR과 흡기다기관. 플라스틱 소재로 된 흡기다기관에 천공이 뚫려 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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