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컴퍼니(대표 고소영)는 7월 22일까지 한 달간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무선충전 모듈 판매 개시에 의미를 둬 목표를 100만원으로 잡았다. 결과는 3194%였다. 예상외로 호응이 좋았다.
무선충전 모듈 아이템은 고소영 대표 대학 졸업작품이었다. 고 대표는 홍익대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했다. 학생 때 이동하는 스케줄이 잦았다. 늘 스마트폰 충전이 필요했다. 커피숍이나 음식점에 가면 전기콘센트가 있는 자리부터 찾았다.
고소영 대표는 “제품이 사람을 편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충전이라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더라”면서 “충전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학교 동기와 모듈형 무선 충전기를 아이디어로 졸업작품을 만들었다. 무선충전 분야 공부도 따로 했다.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전자 크리에이티브 스퀘어(스타트업 인큐베이팅)에서 모바일 액세서리 업체를 찾고 있었다. 대학생팀으로 참가해 인큐베이팅 업체로 선정됐다. 창업은 지난해 2월 개인사업자로 시작했다.
무선충전 모듈은 세 가지로 구성했다. '그라운드'라고 부르는 무선충전기, '가든'이라고 이름 붙인 사무용품 정리 트레이, 램프, 블루투스 스피커, 탁상용 선풍기 등 무선 충전 가전을 '빌딩'이라고 명명했다. 현재 빌딩은 출시하지 않았지만, 차기 아이템으로 생각하고 있다. 전체 모듈 이름은 '모바일아일랜드'다.
전원 선 하나만 충전모듈에 꽂으면 레고 블록처럼 모듈 다섯 개까지 부착할 수 있다. 출시 제품은 3개 동시충전 가능한 모델이다. 트레이도 함께 구성해 사무용품을 정리할 수 있다. 무선 충전기는 자석으로 결합된다. 시장조사 결과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무선충전 제품이 3개를 넘지 않았다. 그라운드와 가든이 한 세트로 4만6500원이다. 고속충전을 지원한다. 지금은 휴대폰만 충전 가능하지만 갤럭시 기어, 아이워치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팀원 3명 전원이 디자인을 전공했다. 충전기에 디자인을 입힌 것은 최초라고 할 수 있다.
고 대표는 “사회도 사업도 몰랐고 그저 아이템 하나로 버텼다”면서 “같이 하던 동기가 취업을 하면서 이 아이템을 가지고 할지 말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아이템에 대한 확신을 받으려 기회가 있을 때마다 IR이나 피칭 대회에 참가했다. 스스로 찾기 어려웠지만 주위에서 응원해주고 인정해 줬다. 그는 “모바일아일랜드 아이템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선생님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크리에이티브 스퀘어 프로그램을 통해 IFA전시회에 참가했다. 제품 하나 올려놨는데 관람객이 흥미롭게 봐 줬다. 유럽 디자인 잡지에도 소개됐다.
모아컴퍼니는 올 하반기 런던 디자인페스티벌에 참여할 계획이다. 제대로 준비해서 글로벌 유통을 하는 게 목표다.
◇인터뷰-고소영 모아컴퍼니 대표
“취업을 했다면 맡은 일만 하면 되는데, 창업하고 대표를 맡다보니 세무, 법무, 투자 유치 등 생각지 못한 업무가 많았습니다.”
고소영 대표는 사회경험 없는 디자인 전공 동료들과 좌충우돌했다고 털어놨다. 올 4월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직원을 영입해 노하우를 접목하고 있다.
충전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못 쓰는 시간에 독서를 할 수 있게 책을 보내주는 이벤트를 했다. 스마트폰을 충전하면서 사람도 충전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는 의미였다. 고 대표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회사보다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게 목표다.
그는 생활용품 업체 무지에서 만든 호텔을 예를 들며 “침구, 시계, 티백까지 무지 제품으로 채워져 있고 음악을 틀면 무지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이 나온다”면서 “하루를 보내는데 우리 제품이 가득 채워진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