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SK머티리얼즈 자회사 SK트리켐의 D램 핵심 소재 조달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공급사 메카로에 이어 관계사 SK트리켐 제품을 공급받음으로써 안정적 조달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트리켐은 2분기 D램 프리커서(전구체)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3분기부터 물량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SK트리켐이 프리커서 공급을 늘리면서 3분기부터 매 분기 1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트리켐은 D램과 3D 낸드플래시 반도체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지르코늄(Zr)계와 실리콘(Si)계 전구체를 생산 판매한다. SK머티리얼즈와 전구체 분야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 트리케미컬이 각각 65%, 35% 지분율로 투자해 지난 2016년 6월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세종시 명학산단 부지에 250억원을 들여 전구체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프리커서(Precursor) 혹은 전구체(前驅體)는 어떤 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형태 물질이다. SK트리켐의 주력 제품인 Zr계 전구체는 고유전율(하이-K) 특성을 갖고 있다. D램 커패시터에 원자층 단위로 얇게 증착돼 전류 누설과 간섭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양산 중인 최신 D램에서 Zr계 전구체를 사용하고 있다.
당초 SK트리켐은 지난해 9월부터 세종 공장에서 양산한 Zr계 전구체를 SK하이닉스에 공급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요구하는 스펙 조건에 부합하지 못해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일시적으로 공급이 중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하이닉스 요구 사항에 맞춘 새로운 전구체 공급을 시작했고 이 물량이 3분기부터 100억원대 수준으로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기존 공급사인 메카로와 더불어 SK트리켐으로부터 전구체를 동시에 받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업체로 다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Zr계 전구체를 활용하는 1x D램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우시 공장에서도 조만간 본격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SK트리켐이 공급사로 들어오더라도 기존 공급사인 메카로 실적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차세대 제품이다. 1x나노 다음 제품의 전구체 개발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공급사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SK트리켐 매출 추이 추정(자료:증권가, 2018년부터 추정치)
2017년16억원
2018년350억원
2019년650억원
2020년860억원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