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불참하면 해고” 삼성전자 노조…법률 위반 소지 다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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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원들이 2024년 7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에게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등을 언급한 발언이 현행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파업 불참자를 향해 인사상 불이익을 예고한 건 정당한 노조 활동 범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가 파업 미참여자와 업무 복귀자를 대상으로 “강제 전배와 해고에 우선적으로 안내하겠다” 혹은 “명단을 관리하겠다”고 언급한 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침해해 노조 단결권을 남용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단결권은 노동자 자발적 의사에 기초해야 한다.

또, 채용·해고·전배 등은 사용자의 고유 권한으로 노조가 특정 명단을 관리해 인사 조치 우선순위로 정하겠다고 압박한 건 정당한 노조 활동 범위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개인정보에 속하는 노동자 파업 참여 여부를 당사자 동의 없이 수집해 명단을 만들어 '블랙리스트'처럼 활용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용도로 활용하는 건 목적 외 이용·수집 원칙에 어긋난다.

형법상 협박 및 강요죄 성립 여부도 검토 대상이라는 의견도 거론된다. '해고로 안내하겠다'는 표현은 생계와 직결된 직업을 잃을 수 있다는 구체적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노동자에게 공포심을 유발해 파업 참여를 강제하는 행위로 볼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노조의 신의성실·공정대표의무와도 배치된다. 노조는 모든 조합원을 공정하게 대표하는 의무가 있으나, 특정 의견을 가진 조합원을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건 이같은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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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노조 발언이 쟁의행위 정당성 확보보다 조합원 압박과 위력 과시로 악용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노조가 실제 인사 불이익을 부과할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앞서 공동투쟁본부는 총파업을 독려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모든 집행부는 평택 사무실을 점거해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며, 스태프를 모집해 평택 사업장 모든 사무실에서 관리·감독할 것”이라며 “만약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배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과 2026년도 임금 교섭을 벌였으나 성과급 상한선 폐지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쟁의권 확보를 위한 찬반 투표를 통해 과반 찬성을 얻으면 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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