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온라인쇼핑 골드러시'가 시작됐다.
롯데는 1일 'e커머스사업본부'를 공식 출범시켰다. 2022년까지 3조원을 투자, 온라인 매출 20조원과 업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세계그룹도 내년 상반기에 온라인 부문을 분사, 법인을 설립한다. 그룹 내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1조원 이상 자금을 유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
롯데와 신세계는 자타가 공인하는 오프라인 유통 강자다.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편의점 등 다양한 채널에서 수위를 다투며 국내 유통산업을 이끌고 있다. 온라인쇼핑에서도 그동안 축적한 유통 노하우와 상품 경쟁력, 자금력으로 단숨에 주도권을 쥔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킬러 콘텐츠' 경쟁이 한창이다. 클릭·터치 몇 번으로 쉽게 구매 채널을 옮길 수 있는 온라인쇼핑 특성 상 소비자를 잡아 둘 수 있는 '차별화'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유료멤버십 '스마일클럽', 쿠팡 직매입 서비스 '로켓배송', 티몬 모바일 장보기 '슈퍼마트' 등이 대표 차별화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거듭한 결과물이다.
롯데와 신세계도 온라인쇼핑 콘텐츠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롯데는 2020년 통합 쇼핑 플랫폼 '롯데 원 앱'(가칭)을 오픈한다. 음성 인식 및 대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보이스 커머스'도 상용화한다. 신세계는 최근 주요 경영진과 실무진을 해외로 보내 시장조사에 나서는 등 온라인 법인 물류·상품 경쟁력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사상 처음 100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산품부터 식품까지 다양한 업종이 앞 다퉈 온라인·모바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서다.
가격과 상품만으로 고객을 끌던 오프라인 전략은 온라인에 통하지 않는다. 소비자를 록인 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필수다. 롯데와 신세계를 비롯한 후발 주자가 '판'을 뒤집는 혁신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