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형 창업 지원, 중기부 몫 87% 기보 손에...쏠림 우려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기술혁신청 창업기업 지원사업의 특정기관 편중으로 부실 심사 우려가 제기됐다.

기업당 최대 1억원의 창업 지원 바우처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800개 기업을 선정한다. 이중 700개 기업 선발권이 기술보증기금에 할당됐다. 업무 과중화에 따른 심사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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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는 이달 12일까지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 청년 (예비)창업자 모집 공고'를 창업포털 K-스타트업에 내고 지원 대상을 모집했다. 선정 규모는 600명 내외로 기술보증기금 각 지역본부에서 신청 받았다. 서류평가와 발표평가 등을 거쳐 8월 초 최종 선발 기업을 발표 예정이다.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은 청년 일자리 추경 예산 1013억원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혁신성장 분야 청년 창업자에게 창업 사업화 자금(바우처)을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중기부는 물론이고 과기부, 국토부, 복지부, 산업부, 여가부, 금융위 등 7개 부처가 범부처 추진단을 구성했다. 총 지원 규모는 1500개사다. 이중 800개가 중기부 몫이다.

기보가 먼저 기술창업 전 분야를 대상으로 600개를 선발한다. 선정 평가와 교육수료, 사업비 지급 및 정산에 관한 사항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별 교육생과 창업기업 정원도 배분한다. 선정된 (예비)창업자 전원을 기보 예비창업자 사전보증, 청년·창업 우대보증 대상으로 선정하는 등 성공창업을 위한 후속 지원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별도로 소셜벤처 기업 100개도 차후 선발 예정이다.

나머지 100개사는 여성벤처협회가 맡아 패션, 뷰티 등에서 여성 창업자 선발을 진행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산하 기관 가운데 창업 지원에 특화된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어 전국 각 지역에 본부를 둔 기보가 사업 운영을 맡게됐다”며 “소셜벤처 기업은 선정 기준 등을 다듬어 곧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600개에 달하는 지원 기업 선발 권한이 기보 한 곳에 집중되는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한 내에 기업 수를 채우기 위해 심사 과정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집 공고에 따르면 서류평가와 10분여 발표평가 만으로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바우처 집행 관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업화 자금은 바우처로 인건비, 시제품제작비, 재료비, 지재권취득비, 마케팅비, 기자재구입비, 사무실임차비, 지급수수료 등에만 지출할 수 있다. 지원 기업에 금액 한도를 정해 바우처를 지급하고 전용카드를 사용해 제품·서비스 구매 후 승인을 신청하는 구조다. 600개 기업 집행 내역을 확인하고 대금을 정산하는데만도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

민간 창업지원 기관 한 관계자는 “만 39세 미만에 창업을 하지 않은 예비 창업자나 창업 6개월 이내 기업 대표자로 여타 창업사업화 지원을 받지 않은 곳을 한번에 600개나 선발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자칫 숫자를 맞추기 위해 내실이 부족한 기업을 선정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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