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삼양그룹 등 중견그룹도 제약·바이오 사업에 가세했다. 중견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데는 기존 사업 부진을 만회하고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태양광·케미칼 주력회사 OCI가 제약·바이오시장에 도전한 것은 태양광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다. 주력사업 폴리실리콘 판매량 감소, 태양광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저조 등으로 신사업 개척이 불가피했다.
OCI는 공정개선 등 공격적 투자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장기적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2분기 OCI는 매출이 예상 외로 저조했다. 2분기 매출액 7851억원, 영업이익 7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3%, 149.3% 증가했지만 1분기와 비교하면 8.4%, 24.8% 감소한 수치다. 정비 비용 발생과 매출 하락이 원인이다. 폴리실리콘이 포함된 베이직케미칼 부문은 전체 매출이 11% 감소했다. 중국 정부 태양광 보조금 정책 변화로 폴리실리콘 판매량과 가격이 전 분기 대비 7%, 9%씩 떨어졌다.
유망 바이오 벤처 지분 투자,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통해 매출 확대를 고민한다. OCI는 부광약품과 제약·바이오부문에서 50대 50으로 참여한 합작투자사업(JV)을 합의했다. 이달 합작법인을 설립, 매년 100억원 이상 공동 투자해 신약후보물질 발굴, 신약개발, 유망벤처 지분투자 등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전통 제약사와 협업해 투자 위험부담은 줄이고 시너지를 창출한다. 제조 경쟁력을 갖춘 OCI와 제약 강점을 가진 부광약품이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신약개발을 강화한다. OCI는 바이오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대웅제약 총괄연구본부장 출신 최수진 바이오사업본부장을 리더로 영입했다.
삼양그룹 삼양바이오팜도 바이오 사업 분야에 투자한다. 삼양그룹은 식품·화학 분야가 주력 사업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 삼양사에서 식품, 화장품 매출이 각 60%, 40%다. 삼양그룹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영업이익은 888억8500만원으로 전년대비 39.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51.4% 감소한 491억8500만원을 기록했다.
2011년 지주사 전환에 따른 재상장 후 최초로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실적 상승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신약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삼양바이오팜을 통해 사업을 시작한다. 삼양바이오팜은 삼양그룹 의약·바이오 사업 전문 계열사다. 약물전달시스템(DDS)을 적용한 개량 신약과 항암 바이오 신약, 생분해성 소재를 활용한 의료기기 등 분야를 연구·개발한다. 삼양바이오팜 미국 법인은 글로벌 기업, 연구소 등과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을 초기에 발굴한다.
중견그룹이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바이오 계열사를 통해 신약개발 투자를 확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투입되는 신약개발 사업은 만만한 영역이 아니다”면서 “중견그룹이 오랜 기간 잘 견뎌내 수익으로 연결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