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분야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금융혁신지원법 제정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혁신에 적극적인 의원으로 채워지며 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도 전담 부서를 신설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법제화가 이뤄지면 그간 지정대리인, 테스트베드 제도 등 특정 분야에 임시로 허용했던 각종 혁신금융 서비스가 확산될 수 있다.
29일 국회 및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안을 상정했다. 수석전문위원 검토 보고를 마무리하고 중점 처리 대상 법안으로 분류해 하반기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은 혁신 금융서비스를 한정된 범위 내에서 테스트하는 경우 기존 금융규제를 면제 또는 완화해주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이 핵심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혁신금융서비스 도입을 원하는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는 해당 서비스를 금융위에 신청할 수 있다. 금융위 내 민관합동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서비스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 소비자 보호방안 등을 고려해 30일 이내에 혁신금융사업자를 지정한다. 지정 기간 만료 이후에도 인허가 특례와 배타적 운영권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정안이 상임위에 상정된 만큼 추후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혁신금융서비스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등을 두고 활발할 의견 개진이 예상된다. 특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요건과 지정 만료 이후 배타적 사용권 범위를 두고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 간 의견이 갈릴 전망이다.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된 기업은 기본 2년, 연장 시 최대 4년까지 해당 서비스를 사실상 독점 운영할 수 있다. 기존 금융사와 대기업도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될 수 있어 신생 핀테크 기업과 직접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정 기간에 대한 의견도 갈린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등 핀테크 기업은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안착하기 위해 2년은 지나치게 짧은 기간”이라고 주장한다.
당정은 호주, 영국 등 이미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 국가의 테스트 기간 3~6개월에 비해 충분한 여유를 줬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여타 규제완화 법안도 2년 특례 규정을 둔 만큼 통일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각 분야 규제혁신 법안 통과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정무위원장을 맡은 민병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만큼 처리 가능성이 더 크다.
금융위도 금융혁신지원특별법 하반기 통과가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금융정책을 수립·총괄할 금융혁신지원단을 신설했다. 단장에는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실에서 최근 복귀한 권대영 국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여야가 이견이 없는 만큼 본회의 통과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금융위 조직도 1개과에서 3개과로 확대 개편한 만큼 대응이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