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이 국내 중소기업 핵심 판로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전체 편성시간 가운데 평균 70%를 중소기업 제품 편성에 사용하며 판로 확장에 힘을 쏟은 덕이다. 시장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시켜 국내외 유통시장으로 진출시키는 인큐베이터로 자리를 굳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2017년도 TV홈쇼핑사 주요 영업·편성 통계표'를 공개했다. TV홈쇼핑 시장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확대하고 재고 부담을 해소해 상생협력과 자율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는 총 방송시간 361만분 중 251만분을 중소기업에 할애했다. 시청률이 높아 가장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프라임타임'에는 평균 60% 이상 편성 비율을 유지하며 중소기업 제품 판매에 공을 들였다.
◇공영·홈앤·롯데, 中企 편성 상위에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공영홈쇼핑과 홈앤쇼핑은 2017년 전체 52만2301분과 52만2097분 중 각각 100%, 80.4%(41만9821시간)을 중소기업에 배정했다. 중소기업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설립된 홈쇼핑 사업자인만큼 의무편성 비율(공영홈쇼핑 100%, 홈앤쇼핑 80%)이 높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으로 양사가 지난해 판매한 상품 10개 중 9개는 중소기업 제품인 셈이다.
롯데홈쇼핑은 공영홈쇼핑과 홈앤쇼핑을 제외한 5개 TV홈쇼핑 중 가장 높은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율을 기록했다. 전년 66.1%에서 0.1%p 감소한 66.0%로 2년 연속 최상위권에 올랐다.
롯데홈쇼핑은 작년 총 8505회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했다. 총 540개 업체가 방송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359개 중소기업이 6725회(중복 포함) 방송에서 상품 판매 기회를 얻었다. 롯데홈쇼핑 전신인 우리홈쇼핑은 지난 2001년 개국 당시 중소기업 제품 판매 방송을 65% 이상 방영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받았다.
현대홈쇼핑은 63.6%로 롯데홈쇼핑 뒤를 이었다. 전년 63.9%에서 0.3%p 하락했다. 총 33만4220분(전체 52만5385분) 동안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했다. 365개 중소기업이 총 6777회 방송에 참여했다. 현대홈쇼핑 중소기업 의무편성 비율은 62% 이상이다.
농수산물식품 의무편성 비율 60% 이상을 적용받는 NS홈쇼핑은 전체 50만7385분 중 32만522분을 중소기업에 배정했다. 비율로 환산하면 63.2%다. 전년 62.3%에서 0.9%p 상승했다. 506개 업체가 기회를 얻어 총 7130회 판매 방송을 진행했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나란히 50%대를 기록했다.
GS홈쇼핑의 지난해 중소기업 편성 비율은 56.6%로 전년 54.6%에서 2%p 상승했다. 의무편성 비율은 55%다. 방송 참여 중소기업은 2016년 367개에서 2017년 533개로 늘었다. 중소기업 편성 횟수는 5101회에서 4794회로 다소 감소했다.
CJ오쇼핑은 55.2%를 기록했다. 지난해 재승인 통과 당시 정부가 부과한 중소기업 편성비율 조건 55%를 가까스로 넘겼다. 2016년 중소기업 편성 비율이 55.9%였던 것을 감안하면 0.7%p 줄었다. 7개 TV홈쇼핑 사업자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中企, '프라임타임' 주인공으로
TV홈쇼핑 업계 '프라임타임'은 하루 중 판매 프로그램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다. 각 사업자는 통상 프라임타임에 소비자 관심이 높은 상품을 편성한다.
최근에는 프라임타임에 중소기업 제품을 편성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판매하면서 중소기업 실적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TV홈쇼핑 업계는 지난해 전체 프라임타임 중 평균 67.8%를 중소기업 제품으로 채웠다. 2016년 66.8% 보다 1%p 상승했다.
NS홈쇼핑 프라임타임은 주중·주말 오전 9~11시, 오후 4~6시다. 공영홈쇼핑은 주중 오전·오후 8~11시, 주말 오전 6시~밤 11시를 프라임타임으로 운영한다. 나머지 5개 사업자는 오전·오후 8~11시, 주말 오전 6시~다음 날 오전 2시를 뜻한다.
공영홈쇼핑(100%, 26만3865분)과 홈앤쇼핑(75.2%, 17만1782분)을 제외한 사업자 중 NS홈쇼핑이 66.9%로 편성 비율 1위를 차지했다. 프라임타임에 총 6만2094분 동안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했다.
프라임타임에 가장 많은 시간을 중소기업에 배정한 사업자는 현대홈쇼핑이다. 총 13만7629분을 편성하면서 NS홈쇼핑을 2배 이상 웃돌았다. 프라임타임 편성비율은 60.9%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은 프라임타임 중 13만4773분에 중소기업을 섭외했다. 전년 13만2318분 대비 2400분 가량 늘렸다. 전체 프라임 타임 중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은 60%를 맞췄다.
GS홈쇼핑은 주요 시청시간 대 53.2%를 중기 제품으로 채웠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총 11만7906분이다. CJ오쇼핑은 11만3048분, 51.6% 비율을 각각 기록했다.
◇TV홈쇼핑, 中企 제품 판매 확대 지속
TV홈쇼핑 업계는 중소기업 편성 시간과 비중을 지속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홈쇼핑 사업자 재승인 심사 기준에서 공정 거래 및 중소기업 상생 평가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방송 편성비율을 중요한 재승인 요건으로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월 롯데홈쇼핑을 조건부 3년 재승인하면서 중소기업 상품 편성 비율을 기존 65%에서 70%로 상향 조정했다. 향후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에서도 핵심 평가 항목으로 자리 잡는 것은 물론 다른 유통 채널 상생 모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뛰어난 제품을 선호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도 중기 제품 확산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 고가 상품과 비슷한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영홈쇼핑이 지난 1분기 선보인 중소기업 초고화질(UHD) TV는 총 2020대를 판매해 17억7000만원 주문액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비슷한 스펙의 대기업 제품보다 30만~4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수요를 끌어들인 덕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