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 산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단순한 반대 입장 정도가 아니라 실력 행사까지 나서겠다고 결의할 정도로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직격탄을 맞은 편의점주 등 소상공인은 내년 최저임금 기준을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시위와 같은 실력행사까지 거론될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다. 심지어 정부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16일 최저임금 인상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부랴부랴 부처별로 긴급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문제는 정부 대책 대부분이 기업 추가 부담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원책으로 일자리 지원금을 집행하거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또는 프랜차이즈 가맹수수료 인하, 건물 임대료 인상 억제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정부 재정을 통한 일자리 지원금을 빼고는 모두 기업이나 건물주 희생을 전제로 한다. 산업계에서 “사고는 정부가 저지르고 뒷수습을 기업에 또 떠넘기려 한다”는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배경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대책과 관련해 기업으로 공을 넘기는 행위는 이율배반이다. 규제 개선과 관련해서는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면서 정작 기업에 부작용을 함께 고민하자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설득력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기업도 피해자다.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일단 결정하고 대책을 마련해 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위험천만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당·정·청은 17일 긴급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한다. 대책 정도가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안 자체를 재심의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 어설픈 미봉책은 오히려 더 큰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은 미봉책이 아니라 근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현장 목소리를 듣지 않고 성공한 정책은 단 한 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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