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도 큰 폭 인상이 결정되며 편의점 가맹점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편의점주는 최저임금 인상과 높은 임대료 등으로 생계에 위협을 느낀다며 정부의 정책 대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16일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편의점 본사에 내는 가맹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인건비 압박을 견딜 수 없다며 정부에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을 주장했다. 동맹휴업이나 심야 영업 중단, 심야 가격 할증 등 단체행동은 정부와 가맹본부의 대책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일단 유보했다.
전편협은 성명서를 통해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가맹수수료를 인하 △근접 출점 즉각 중단 △카드수수료 인하 등 4가지 대책안을 요구했다.
전편협은 “현 사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현실을 외면한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의 무지함의 결과물”이라며 “최근 2년 간 29%에 이르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은 영세자영업자에게 유례가 없는 살인적 행위로 편의점 업계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전편협은 당초 '전국 7만 편의점 동시 휴업'이라는 강수를 던졌지만 “위기에 처한 업계의 이슈에 대해 정부와 본사에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한 만큼 대안을 신중하게 검토한 후 단체행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한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유통업계의 무인화나 자동화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기술발달에 따른 무인화 시장이 주목 받고 있었지만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 정책으로 인해 더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최저임금 인상 이후 인건비 부담이 큰 대형마트, 편의점, 프랜차이즈 등 유통업계는 무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무인계산대를 시범 도입한 이마트는 6개월 만인 7월 현재 전체 144개점 가운데 27.8%에 해당하는 40개 점에서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양평점을 오픈하며 무인계산대를 도입해 현재 서초점, 김포한강점, 칠성점, 마켓D 등 총 10개의 점포에서 87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안으로 40여개 매장에 총 400여대의 무인계산대를 확대할 예정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현재 3곳인 고객 셀프 결제(무인형) 점포를 연내 10여곳까지 늘릴 계획이며 현재 무인점포 2곳을 운영중인 세븐일레븐은 연내 3호점 오픈을 준비중이다. 이마트24는 현재 무인편의점 6곳과 셀프형편의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연내 신규 가맹점 70여곳에 셀프형 점포를 도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인상, 카드수수료 등과 함께 인건비가 점포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무인 점포로 전환하는 점주의 요청이 늘고 있다”며 “무인점포나 셀프계산대 도입과 전환 속도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