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AI의 진화]<6> AI 창업단지조성과 GIST의 역할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주도하는 광주컨소시엄(단장 임혁·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인공지능(AI) 기반 과학기술 창업단지 조성사업 연구용역 기관으로 선정됐다. GIST가 광주시와 함께 추진해 온 AI창업단지 조성사업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GIST는 내년부터 10년 간 광주·전남연구개발특구 첨단 3지구 66만1157㎡ 부지(20만평)에 국내 최초의 산학일체형 AI 기반 연구개발(R&D) 및 창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등과 공동으로 5억5000만원을 투입해 오는 11월까지 5개월간 연구용역을 수행할 예정이다. AI 분야 국내외 전문가 자문을 거쳐 내년 초에는 국가연구개발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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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창업단지 조성방안

GIST는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AI창업단지 조성사업이 선정된 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해왔다. 전담팀인 인공지능추진단을 만들고 미래에셋대우, 한글과컴퓨터,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골든 이퀘이터 등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만반의 준비체계를 갖췄다.

AI창업단지가 조성되면 △AI 연구·교육·창업 역량 고도화 △AI 활용 미래형 일자리 창출 △첨단 과학기술 기반 균형발전 선도 등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인 연구자를 비롯해 대학과 연구소, 개인이 참여하는 AI R&D와 비즈니스 모델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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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창업단지 조성 연구용역 추진 체계도.

“시간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문승현 GIST 총장은 여전히 의욕이 넘쳤다. 문 총장은 2015년 취임하자마자 융합기술원을 설치한데 이어 소프트웨어(SW)교육센터와 인공지능(AI)센터를 차례로 설립,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왔다. 'AI 기반 과학기술 창업단지 조성사업'은 그의 최대 역점 사업이다. GIST 인근 첨단산단 3단지에 1조원 규모로 진행하겠다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AI는 문 총장이 꺼내 든 회심의 카드다. 그는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가운데 AI가 사회 전반에 녹아들 것으로 판단했다. 그의 선택은 AI 연구와 교육이었다. 여기에 창업까지 묶어 정부의 화두인 '일자리 창출'과 연계시킨다는 복안이다. 내년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GIST의 재도약이 기대된다.

문 총장의 행보는 계속 이어진다. 앞으로는 기관의 역할과 책임(R&R)을 재정립하고, 창업 구심체가 될 산학협력관도 착공한다. 구성원의 뜻을 모은 조형물도 설치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추진해 온 사업을 잘 마무리 짓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사회적 역할과 책무를 충실히 수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GIST 발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습니다.”

문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의 방향과 성패는 융합적 사고를 가진 '창의적 연구자'가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과학기술자들이 '만들어진 문제'에 익숙했다면, 미래를 이끌 융합 인재는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 인류의 보편적 문제에 도전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세계 수준의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국가 및 지역사회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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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현 GIST 총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사회적 역할과 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4차 산업혁명 시대 의미는.

▲4차 산업혁명은 스마트폰에 다 들어 있다. 스마트폰에 전 세계의 수십억명이 모두 연결돼 있다. 세계에 산재된 수많은 정보를 검색 몇 번으로 다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이미 4차 산업혁명이고, 이를 통해 일어나는 경제활동이 4차 산업혁명이다. 어떠한 사업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콘텐츠와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 과거에는 지식 전달이 중점이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교육이 점점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컴퓨터와 AI가 다 알기 때문이다. 구글에 없는 지식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 과정을 수용해 줄 수 있는 인내와 여유가 필요하다.

-왜 AI가 중요한가.

▲앞으로 AI가 인간을 대신할 일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이 생겨 날 것이다.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인간의 가치를 지켜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로봇은 로봇이고 인간은 인간이다'라는 개념이 있지 않으면 혼란이 생긴다. 예를 들어 로봇이 인간의 할 일들을 대신 해준다면 우리가 로봇과 같은 일을 하면서 경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계가 하지 못하는 다른 역할을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즉, 4차 산업혁명을 현명하게 준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인간이 할 다른 일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많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지난 3월 고인이 된 스티브 호킹도 “AI가 인간이 멸망할 기회를 줄 것이다”고 했고, 일론 머스크도 유사한 이야기를 했다. 그들의 주장처럼 AI로 인해 인간이 멸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 발전은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항상 편리함을 쫓기 때문이다. 인간이 멸망할 수 있는 이유는 AI가 아니고도 기후변화, 핵무기, 질병 등 무수히 많다. 그것 때문에 AI 기술 발달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최후에는 AI를 지배하거나 AI의 지배를 받는 사람으로 계층이 나눠질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좋은 AI를 가진 사람이 부를 축적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른 제조기술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것이 4차 산업혁명에서 AI에 대해 관심을 갖고 추진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이공계 교육정책의 개선점은.

▲지난 20여 년간 국내 과학기술계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우수한 연구인력이 산업계에 진출해 기술개발에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교육 정책이 과학기술이나 산업 현장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규모 확대에만 치우친 문제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 창출에만 매몰되면서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이제는 창의성과 자율성, 도전정신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한두 차례의 수업이나 단기간 교육으로는 길러지지 않는다. 단기간 효과를 기대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이공계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이다. 장기적으로 어떠한 교육을 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SW에서부터 AI에 이르는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능력을 갖추고 한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적 연계성을 치밀하게 설계하는 능력과 정확한 시각을 가진 이공계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GIST만의 차별화된 교육 시책은.

▲GIST는 과기특성화대학으로 비교적 자율적인 여건에서 교육이 가능하다. 대학과 대학원 경계가 없어 학부생에게도 대학원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

특히 GIST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칼텍)와 일대 일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파트너 대학이다. 뿐만 아니라 UC 버클리 등 세계적인 명문대와도 교류하고 있다.

학사과정인 GIST대학은 전체 신입생을 학과와 전공 구분 없이 기초교육학부로 선발한다. 폭넓은 기초학문을 학습한 뒤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전공선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역량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결이 있다면.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영국 QS 세계대학평가에서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수 부문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이는 대학 연구역량의 양과 질을 모두 평가할 수 있는 항목으로 국내 대학 가운데 최고 기록이며, 연구 성과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이는 전폭적인 교육 및 연구 지원제도 덕분이다. 모든 신임교원에게 초기 정착 연구비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펀드 제도를 운영중이다. 임용일로부터 2회까지 업적평가를 면제하여 신임교원이 초기 연구기반을 탄탄히 닦을 기간을 제공한다. 이후에도 강의 부담을 연간 2~3과목으로 최소화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 성과가 좋은 경우 특훈교수로 임명해 혜택을 주기도 한다.

-GIST가 올해 설립 25주년이다. 어떻게 평가하나.

▲GIST는 학사와 대학원 과정으로 이뤄진 연구중심의 우수 이공계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또한 세계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라 자부한다. 앞으로도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명성을 이어가 인류와 국가, 지역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사회에 책임지는 연구와 혁신을 추구하고자 한다.

-국제화 전략은 무엇인가.

▲GIST는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대학을 표방해왔다. 지속적으로 해외 유수 대학 및 기관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수 외국인 학생 유치 및 기관 인지도 상승을 위해 외국대학생 단기 초청 프로그램도 시행중이다. 랩 단위 연구활동 기회를 제공해 추후 자연스럽게 입학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대학원 전 강의를 100% 영어로 진행하는 등 영어를 제2의 캠퍼스 공용어로 선포하고 세계 수준 글로벌 캠퍼스로서의 위상을 굳게 지키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염두에 둔 정책.

▲최근 과기정통부, 4대 과기원 등과 역할과 책임(R&R) 재정립 협약식을 개최했다. 공공기관이 자율적 혁신을 통해 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의 교육·연구 사업은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지역사회의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고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소회나 계획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재 양성에 힘썼다. 또 창업과 기술사업화 등 성과확산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국정과제인 AI 기반 과학기술 창업단지 조성사업 추진도 확정짓고, 4차 산업혁명 대비 시작한 AI센터를 AI연구소로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AI·SW교육, 4차 인재양성, 기관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R&R 재정립도 잘 추진해놓고 임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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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현 GIST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의 방향과 성패는 융합적 사고를 가진 창의적 연구자가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총장은

△1957년 전남 화순 △광주일고 △서울대 화학공학(학·석사) △미국 일리노이공과대학 대학원(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화공부 연구원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연구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공학부 교수 △GIST 국제환경연구소장·교학처장·부원장·원장직무대행·솔라에너지연구소장 △원자력공동기초연구소 연구책임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공학부 정회원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직 이사 △지식경제부 기술위원회 기술위원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에너지환경단장 △대한방사선방어학회 우수논문상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GIST 학술상 △행정자치부 대통령표창 △행정안전부 과학기술포장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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