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개 칩으로 여러 생체신호 동시 측정” DGIST, 초소형 생체신호 측정 반도체 세계 최초 개발

디지스트(DGIST·총장 이건우)는 이정협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심전도(ECG)와 근전도(EMG)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시분할 잡음성형 SAR ADC(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 반도체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실제 반도체 칩으로 제작해 동작 검증까지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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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정협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 김근하 박사후 연수연구원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로 여러 생체 신호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까다로운 조건들이 필요하다. 피부에 땀이 없거나 접촉이 느슨한 상태(건식·비접촉 전극)에서도 신호 손실을 막는 '초고입력 임피던스(저항)' 특성과, 격렬한 움직임에 따른 신호 왜곡을 방지하는 '넓은 입력 범위', 장시간 사용을 위한 '초저전력' 특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 하지만 기존의 측정 방식들은 이러한 조건들을 하나의 칩에서 동시에 충족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전력과 면적 소모가 큰 회로 블록을 여러 채널이 함께 공유하고, 꼭 필요한 부품(잔차 커패시터 뱅크)만 채널별로 따로 배치하는 새로운 '시분할 3차 잡음성형 SAR ADC' 구조를 제안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다채널 시스템에 필요한 회로 면적과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여 초소형·초저전력 칩을 구현해 냈다.

또 측정 전 전압을 미리 설정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기법(CAIB)과 신호 왜곡을 효과적으로 바로잡는 기법(TD-CLA) 등 독자적인 설계 기술을 적용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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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분할 잡음성형 SAR ADC(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 반도체 칩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기기의 필수 조건들을 하나의 초소형 반도체 칩 안에 모두 담아낸 핵심 설계 기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발된 칩은 일상생활 속 장시간 건강 모니터링은 물론, 차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와 고정밀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정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움직임과 전극 접촉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면서, 초소형·초저전력 및 고성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구조를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근하 박사후연수연구원은 “건식·비접촉 전극 기반 웨어러블 기기의 성능을 한 단계 높여, 향후 다양한 생체 신호를 장시간 측정하는 차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기초연구실), 뇌공학융합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반도체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대회인 'IEEE Symposium on VLSI Technology & Circuits 2026'에서 발표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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