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가 한국 거실을 노크한다. 이르면 내달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ICT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 내부에서 구글홈과 구글미니 출시 준비가 한창이다. 두 제품 모두 4월 국립전파연구원 전파 인증을 받았다. 통상 전자 기기 출시 한두 달 전에 전파 인증을 획득하는 점을 감안하면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2014년에도 구글이 '크롬캐스트' 국내 판매 두 달 전 전파 인증을 통과했다.
구글홈 상륙이 임박하면서 국내에서 AI 스피커 대전이 시작됐다. 하반기에는 카카오미니 두 번째 버전이 출시를 앞둬 점유율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제품 강점은 음악이다. 카카오에서도 카카오미니 이용자 70% 이상이 멜론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데 스피커를 쓴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홈은 음악 감상에 돈이 들지 않는다. 유튜브뮤직에서 틀어 준다. 유튜브레드에 가입했다면 원하는 노래를 골라서 들을 수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1위인 스포티파이도 지원한다. 국내에서도 구입이 가능한 크롬캐스트와 연동, 음성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제어도 가능하다. 음성으로 원하는 영상을 TV를 통해 볼 수 있다. 국내 출시를 앞둔 구글 쇼핑과도 연계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메일이나 캘린더 등 다양한 구글앱 연동도 강점이다. 메일 내용이나 일정을 스피커로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기기 제어는 고민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는 200여 브랜드와 협업 관계에 있다.
판매 방식은 통신사가 아닌 유통업체를 통해 이뤄진다. SKT는 '누구', KT는 '기가지니'로 각각 독자 모델을 갖췄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협력하고 있다. 관건은 한국어 이해력, 국내 서비스 연동이다. 통신사 자체 모델 등 독특한 한국 시장 구조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체험판이 지난해 7월 첫 공개돼 한국어 데이터가 대체로 적은 편이다. 영어에 비해 표현이 다양한 한국어 인식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경쟁 제품의 경우 음성으로 음식이나 상품 주문까지도 가능하다. 동화책 읽어 주기 등 자녀 교육 콘텐츠도 늘려 가고 있다.
국내 스마트홈 서비스에도 뒤처졌다. 네이버는 대우건설, LG전자 등과 손잡고 스마트홈 구축에 나섰다. LG유플러스도 끌어들였다. 서비스 제휴 업체도 11곳이다. 제3자 개발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의 익스텐션 키트(CEK)를 오픈했다. CEK를 활용해 음성 명령만으로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가정 내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의 스마트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로봇 청소기, 오븐, 에어컨 등이 대상이다. LG스마트 씽큐 플러그 제어도 지원한다.
카카오는 포스코건설과 함께 스마트홈을 선보였다. 대구시 달서구 본리동 일대에 들어서는 센트럴 더샵 견본주택에 카카오미니를 적용했다. 조명, 난방, 가스, 주차 위치 등을 음성으로 제어한다. 카카오는 삼성전자 가전기기와 연동해 음성으로 제어하는 기기를 늘릴 계획이다. 코맥스와 협력, 가정용 CCTV나 인터폰도 가능하다.
국내 제품에 비해 비싼 가격도 구글에 부담이다. 홈페이지에 나온 가격은 구글홈 15만원, 구글미니가 5만원 수준이다. 물론 프로모션을 활용, 더 싸게 살 수는 있다. 그러나 통신사가 선보인 스피커는 대부분 인터넷과 TV를 이용하면 공짜다. 통신사 AI 스피커 점유율이 다소 높은 이유다. 네이버 프렌즈와 카카오미니도 5만원선에 판매가 이뤄진다.
ICT 업계 관계자는 “구글 입장에서는 독특한 한국 시장 상황이 최대 걸림돌”이라면서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포털이나 가전업체 외에 통신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표>주요 AI스피커 비교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