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업체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직접 또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원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이 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하도급법 개정으로 개별 중소기업, 중소기업협동조합은 '공급원가 상승'시 원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은 공급원가가 오르면 상승 정도와 관계없이 하도급 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거래 당사자가 아닌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하도급 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면서 세부 기준은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했다.
공정위는 시행령 개정안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소속 중소기업을 대신해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공급원가 상승 요건'을 정했다.
노무비가 하도급 계약금액의 10% 이상을 차지할 경우에는 최저임금이 7% 이상 상승하거나, 직전 3년간 최저임금 평균상승률이 7% 미만이라도 평균상승률 이상으로 최저임금이 오를 때 '공급원가 상승 요건'에 해당한다.
노무비나 공공요금·임차료·수수료 등 각종 경비 상승액이 잔여 하도급대금의 3% 이상인 경우에는 하도급계약 체결일부터 60일이 지난 후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하도급 계약기간 자체가 60일 이내인 경우에는 60일이 지나지 않아도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노무비나 각종 경비 상승액이 전체 하도급 계약금액의 5% 이상이면 언제든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동원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중소기업은 하도급 계약기간 중 공급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면 직접 또는 자신이 소속된 조합을 통해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며 “신청을 받은 원사업자는 10일 내 하도급대금 조정을 위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행령 개정과 별개로 지난 1월 개정된 하도급법이 17일 시행되며 중소 하도급업체의 권익 보호 강화가 기대된다.
앞으로는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업체에 원가자료 등 경영정보를 요구할 수 없고, 자사와만 거래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 원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업체가 기술자료를 해외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거나 △기술자료 수출을 이유로 하도급업체와 거래를 제한할 수 없다.
법 위반으로 피해를 입은 하도급업체가 공정위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원사업자가 보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원사업자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보복행위도 3배 배상제 적용 대상에 추가한다.
이 과장은 “새로 시행되는 제도가 거래현장에 안착돼 중소 하도급업체 권익이 두텁게 보호될 수 있도록 법 집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개정 하도급법과 시행령 주요 내용은 중소벤처기업부·중기중앙회와 연계해 널리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