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 4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한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6월 수출은 보합세를 기록했지만, 전달 두 자리 수 증가율보다는 부진했다. 상반기 수출은 작년보다 6% 이상 증가하며, 올해 4% 증가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0.089% 줄어든 512억3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산업부는 조업일이 작년보다 1.5일 감소했으며, 작년 6월 대규모 선박 수출(73억7000만달러)에 따른 기저효과로 6월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출은 4월 1.5% 감소했다가 5월 13.5% 증가한데 이어 6월 보합세를 보이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월별 수출이 4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올 1, 2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500억달러를 넘었다.
조업일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23억8000만달러로 작년보다 6.9% 증가했으며 역대 2위다.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23억2000만달러로 21.7% 증가했다.
수출 물량은 3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단가는 0.5% 감소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상승에도 선박, 디스플레이, 기계 등 단가가 하락했다.
품목별 수출은 13대 주력품목 중 석유제품(72.1%), 컴퓨터(48.5%), 반도체(39.0%), 석유화학(17.6%), 자동차부품(2.4%), 일반기계(1.5%), 섬유(1.2%) 등 7개가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111억6000만달러로 2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일반기계는 4개월 연속 40억달러, 석유화학은 7개월 연속 40억달러, 석유제품은 8개월 연속 30억달러 이상 수출 기록을 이어갔다.
철강(-1.6%), 무선통신기기(-1.5%), 자동차(-9.9%), 디스플레이(-10.5%), 가전(-21.6%), 선박(-82.7%) 등 6개 품목 수출은 감소했다.
자동차는 해외 재고 조정과 현지 생산 확대 등으로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다.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생산 확대로 LCD 단가 하락이 지속됐다. 무선통신기기도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로 수출이 감소했다.
가전은 보호무역주의 심화에 따른 현지 생산확대 등으로 수출이 줄었고, 선박은 수주 잔량 감소 영향으로 감소세가 계속됐다.
지역별로는 중국(29.8%), 인도(17.0%), 일본(11.1%), 미국(7.6%), 유럽연합(1.4%) 등이 증가했다. 중국 수출은 20개월 연속 증가하며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수입규제 영향으로 철강과 가전 수출이 줄었지만, 자동차와 일반기계, 반도체 등 수출이 증가했다.
아세안(-1.3%), 중남미(-7.4%), 베트남(-8.7%), 중동(-10.4%), 독립국가연합(-28.0%) 수출은 줄었다. 최종 제품 수요 정체와 부품 현지 조달 등에 따른 중간재 수출 감소, 경쟁 심화, 역내 불안 요인 등이 감소 원인이다.
6월 수입은 449억1000만달러로 무역수지 흑자는 63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무역흑자는 7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산업부는 상반기 수출이 작년보다 6.6% 증가한 2975억달러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일평균 수출도 22억4000만달러도 사상 최대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하반기 수출 하방 요인에 선제로 대응해 올해 수출 4% 증가 목표와 무역 1조달러를 차질 없이 달성할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합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6월 수출입 실적 (통관기준 잠정치)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