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소차 활성화, 충전소에 달렸다

정부가 수소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수소차 산업 생태계 구축에 5년 동안 2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5일 '산업혁신 2020플랫폼' 2차 회의를 열고 수소차 보급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수소차 1만6000대를 보급하고, 올해 1900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2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게 골자다.

발표 내용 대부분은 사실 지난 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혁신성장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나온 내용의 판박이다. 연구개발 분야 투자 규모 정도만 새롭다. 보급 대수와 충전소 설립 계획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었다. 연구개발 비용도 올해와 내년에 약 6000억원이고 나머지는 2020년 이후 2년 동안 뭉뚱그려 투자하겠다고 방침을 정해 아쉬움이 남는다. 미래형 자동차인 수소차는 초기 선점이 중요한데 대규모 투자는 앞으로 3년 후에나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수소차는 전기자동차 못지않게 중요한 시장이지만 지나치게 홀대받고 있다는 여론이었다. 당장 올해 수소차 보조금 계획은 240대에 불과하고, 확대할 계획도 없다고 발표해 국회에서 뭇매를 맞았다. 보조금 정책이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미래 친환경차 시장 성장세가 더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부랴부랴 보급 대수를 늘리고 활성화 정책을 새로 마련했지만 급조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전기차 사례에서 보았듯 미래형 자동차 성패를 좌우하는 게 충전소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차 충전소를 310곳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25일 현재 전국에 깔린 수소충전소는 서울, 울산, 광주 등 14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9곳은 연구용이다. 충전소 한 곳 건설에 수십억원이 필요한 가운데 보조금 예산도 부족한 상황에서 가능한지 의심스럽다.

정책을 수립했다는 건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세부 계획까지를 포함한다. 당장 보여 주기식 면피용 정책이 아니라면 실행 방안이 나와야 한다. 미래차는 자동차의 큰 흐름이기 때문에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본 시설인 수소 충전소만이라도 현실 가능한 세부 방안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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