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20일 제조 공정 시스템을 해킹해 방대한 기밀 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전 직원 1명을 고소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광범위하고 민감한 회사 기밀을 유출해 외부에 넘긴 직원이 있다”면서 “밖에는 테슬라가 망하길 원하는 조직이 많다”고 말한 뒤 나온 조치다.
테슬라는 네바다주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리튬이온 전지공장인 기가팩토리에서 일해온 전직 엔지니어 마틴 트립이 회사 기밀 및 영업 비밀 정보를 해킹했고, 몇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외부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또 그가 최근 회사를 떠나면서 자신의 컴퓨터에 회사 소프트웨어를 깔아 놓았다면서 트립의 컴퓨터와 개인 USB, 전자 저장기기, 이메일 계정, 클라우드 저장 계정, 휴대전화 통화 기록 등을 조회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도난당한 기밀 서류와 파일에는 테슬라 제조 공정을 담은 동영상과 수십 점의 기밀 사진이 포함됐다고 테슬라 측은 주장했다.
그러나 트립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회사의 잘못을 투자자와 대중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언론에 정보를 준 '내부 고발자'일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도로를 주행 중인 모델 3차량에는 1100개의 손상된 배터리 모듈이 장착돼 있음을 발견했다”며 “네바다주의 테슬라 부지에는 과도한 폐기물이 매우 위험한 상태로 저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테슬라가 지난 4월 3일 실적 관련 보고를 앞두고 모델 3 생산량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실제는 1900대가량에 불과한데 보고서에는 2020대로 기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 측은 소장에서 “모델 3에 손상된 배터리 모듈이 탑재됐다는 트립의 주장 등은 모두 허위”라면서 “그가 자신이 원하는 직위로 승진하지 못하자 그에 대한 보복으로 기밀을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트립은 결코 승진을 원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어 양측의 진실 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