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노인, 노는 청년'…취업자 격차 56만까지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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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일하고, 청년은 노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3월 고령층 취업자 수가 청년층 취업자 수를 역전한 후 격차가 계속 벌어져 5월 56만명에 육박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미약한 경기 회복세로 인한 청년 취업난 심화가 원인이다. 통계청은 갈수록 이런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통계청의 '연령계층별 취업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5월 고령층(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동월기준 역대최고치를 기록하며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와 차이가 55만7000명까지 확대됐다.

올해 취업자 수는 1월과 2월 각각 청년층이 고령층보다 16만1000명, 15만6000명 많았다. 그러나 3월 고령층 취업자가 청년보다 30만8000명 많은 '역전'이 발생한 후 4월 48만1000명, 5월 55만7000명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과거에는 청년층이 고령층보다 취업자가 많은 것이 자연스러웠다. 월별로 역전이 일어나는 경우는 있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이변이 없었다. 그러나 작년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 고령층이 청년층 취업자를 앞질렀고 올해는 격차가 확연해지는 모습이다. 작년 격차는 18만3000명이었는데 올해는 3~5월 추세를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통계청은 고령층 인구는 증가하는데 청년층 인구는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를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최근 수년사이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46~1965년생)가 '제2의 직장'을 찾으며 고령층 취업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최악의 청년 고용난'도 주요 원인이다. 5월 청년층 실업률은 10.5%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P) 상승했다. 동월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한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3.2%로 역시 동월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령층 취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청년 고용난 심화로 5월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전년동월대비 7만2000명에 그쳤다. 2010년 1월 1만명 감소 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청년층이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을 낮추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령층 취업자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15~29세보다 많은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장기 시각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 나서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청년 고용난 해결에 정책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업종별·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강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고용 관련 긴급경제현안간담회에서 “5월 고용동향은 매우 충격적이다. 그동안 일자리 창출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크게 나아지고 있지 않다”며 “민간 일자리 창출력을 높이는 구조적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하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여러 단기 대책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고령층(60세 이상)과 청년층(15~29세) 취업자 추이(자료:통계청, 단위:명)

'일하는 노인, 노는 청년'…취업자 격차 56만까지 벌어져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