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상담센터 위탁운영 사업이 대기업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10여년간 사업을 운영했던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유리한 독소조항이 평가방법에 포함됐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나날에스엠아이(SMI)는 '2018년도 디브레인 상담센터 위탁운영 사업' 평가방법에 대기업을 밀어주기 위한 조항이 포함됐다고 14일 주장했다. 나날SMI는 계량평가(20점) 부문에서 KS인증(7점)과 신용평가등급(5점) 평가 항목에 이의를 제기했다.
KS인증평가 항목은 최고 7점, 최하 3점을 부여한다. 나날SMI 관계자는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 평가 세부기준에 따라 최고와 최저점수 차이는 배점한도 30%를 초과하면 안 된다”면서 “이번 사업은 사전규격에 명시된 점수 차이가 57%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신용평가등급 역시 대기업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평가등급은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에 유리한 조건”이라면서 “KS인증평가에서 대기업에 비해 2점가량 떨어지고 신용평가점수에서도 0.25점 낮기 때문에 사실상 평가 받는 것이 무의미하다 판단해 사업 참여가 어렵다고 발주처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사업은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이 사업자를 선정한다. 나날SMI가 사업 불참 의사를 밝힌 후 최종 사업자로 효성ITX가 선정됐다. 효성ITX는 다음 달부터 2020년 6월까지 상담센터를 운영한다.
나날SMI는 2007년부터 12년 동안 디브레인을 비롯해 국고보조금 등 예산, 회계 분야 상담센터를 전문 운영했다. 회사는 최근 이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전문 중소기업 설자리가 점차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디브레인 사업뿐 아니라 '2018년도 e나라도움 사용자 지원센터 위탁 운영' 사업도 효성ITX가 수주했다. 나날SMI 관계자는 “디브레인이나 e나라도움 콜센터는 예산과 회계, 정보기술(IT) 등 지식 없이 상담이 어려운 전문 영역”이라면서 “10여년간 전문인력을 확충해 체계적으로 교육한 입장에서 한 순간에 사업을 대기업에 빼앗기는 상황이라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재정정보원은 디브레인 상담센터 입찰 전 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제기된 KS인증 점수는 입찰에 참여한 3개 업체가 모두 동일한 5점을 받아 일부 기업에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재정정보원 관계자는 “입찰 과정에서 잡음이 미리 감지돼 심사 등에 감사실을 참석시키는 등 공정성을 철저하게 관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날SMI는 자사가 업체인증을 갖고 있다고 착각해 7점을 써냈다가 결국 5점이 됐고 효성ITX는 당연히 7점일 것이라고 예단해 제안발표회에 불참했는데 결국 효성ITX도 사업장 인증 보유사라 동일한 5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KS인증 평가 점수 최고점(7점)과 최저점(3점)간 차이가 30%를 넘어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 자체평가 재량 범위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