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한 한반도 해빙 분위기 속에 북한의 경제재건을 위한 '북한 지원 신탁기금'을 조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13일 '한반도 CVIP의 시대로'라는 이름의 투자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삼성증권이 이달 신설한 북한투자전략팀의 첫 북한 보고서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 'CVIP, 완전하고 가시적이며 되돌릴 수 없는 번영(Complete, Visible, Irreversible Prosperity)'라는 제목을 달았다.
삼성증권은 특히 북한의 경제재건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에 주목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 체제를 인정하게 된 상황에서 흡수통일에 근거한 비용 산정은 비합리적”이라며 “남북한 사이 점진적 경제통합을 전제로 북한 재건비용을 추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북한의 경제재건을 위한 초기자금 조달 과정에서 한국 주도의 북한 지원 신탁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과 관련 국가, 국제금융기구가 신탁기금을 조성해 국제금융기구 가입 이전에도 원조 형식으로 기술지원과 인프라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 밖에도 향후 대일청구권 역시 북한 경제재건을 위한 종잣돈으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청구권 자금을 지렛대 삼아 일본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를 나타냈다.
또 삼성증권은 남북경협 현실화에 따라 향후 주식시장 투자 키워드로 '전력, 철도, 건설, 수출, 광물, 관광, 산림, 선진기술' 등을 꼽았다. 향후 북한이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해 전력 문제를 우선 해결한 이후에는 산림 복원 환경보호 등 국토관리 사업과 무역구조 개선 등 대외경제 개선에도 나서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승민 북한투자전략팀장은 “이번 북미회담으로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변화의 다리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한다”며 “체제의 안정을 유지하면서 경제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특구와 개발구 중심으로 경제개발을 집중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