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 지난해 9200억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 성장을 지속했지만 과열 경쟁과 통신비 인하 압박이 겹치면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알뜰폰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폰 서비스 매출 합계는 9200억원, 영업적자 2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6년 8380억원에 비해 10% 증가했고 적자 역시 전년 317억원에 비해 16% 감소했다. 매출 대비 영업손실은 2016년 4%에서 2017년 3%로 감소했다. 가입자 수는 2016년 12월 684만명에서 지난해 12월 752만명으로 68만명 증가했다.
현 추세라면 알뜰폰은 올해 매출 1조원, 가입자수 800만명 달성이 유력하다.
그럼에도 알뜰폰은 안팎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한목소리다. 내부적으로는 수익성이 저조하다.
지난해 가입자 1인당평균매출(ARPU)은 1만5000원대로 2013년에 비해 4000원이 줄었다. 이동통신 3사 ARPU가 같은 기간 3만3000원에서 지난해 3만6000원으로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알뜰폰은 4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월 2만원에 10GB, 1만원에 1.5GB 등 이통사에 비해 최대 60%가량 저렴한 요금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외부 요인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에 데이터 1.3GB가량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알뜰폰 ARPU와 유사한 수준으로 주력 요금제에 대한 전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알뜰폰은 자구 노력과 동시에 정부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전파사용료 감면을 중요 과제로 손꼽았다.
과기정통부는 기획재정부와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 정책을 협의 중이다. 알뜰폰은 지난해 전파사용료 감면으로 310억원가량 비용을 절감했다. 감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자 폭이 갑절 확대된다. 전파사용료 감면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국정과제인 만큼 반드시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뜰폰은 보편요금제 등 알뜰폰 경쟁력을 저하하는 과도한 통신비 할인 정책에 대해서도 대안 또는 보완책 마련을 요청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관계자는 “알뜰폰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동시에 정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통신비 인하에 기여한 알뜰폰이 안정된 수익구조로 자생력을 갖추기까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표〉연도별 알뜰폰 사업자 총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알뜰폰)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