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핵융합실험로 변압기, 프랑스 국제핵융합실험로에 공급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변압기가 프랑스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설치된다. 미래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장치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유석재)는 효성중공업, 다원시스와 함께 개발한 변압기 가운데 초도 분을 ITER 본부에 조달해 이달 중순 설치를 앞두고 있다고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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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현지에 도착한 VS1 변압기가 현장 설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변압기는 ITER 가동에 꼭 필요한 핵심 설비다. 전기를 이용해 핵심 장치인 '토카막(핵융합 발전용 연료기체를 담는 용기)' 안에 1억도가 넘는 플라즈마를 발생·유지시키는데, 변압기가 외부 전기를 장치에 알맞은 전압으로 변환해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하반기까지 총 32대 변압기가 ITER 장치 전원동에 들어선다. 이 가운데 핵융합연이 조달하는 변압기는 'VS-1' 2대, 'CC' 9대, 'CS' 6대, 'TF' 1대 등 총 18대다.

각 변압기는 ITER 장치 각 부분에 전력을 공급, 성능을 높이는 일을 한다. 'VS-1'은 토카막 내 코일에 전력을 공급해 극성을 강화한다.

'CC'는 코일 시스템에 제어전력을 전달해 안전성을 높이고, 'CS'는 직접 코일을 가열하는 역할을 맡는다. 'TF'는 토카막 내 자기장을 형성하는 전원장치용 변압기다.

이미 지난달까지 초도물량인 'VS-1' 2대, 'CC' 2대가 프랑스에 도착했다. 또 'CS' 변압기 6대가 배편으로 프랑스로 이동하고 있다. 핵융합연은 나머지 8대도 오는 9월까지 운송한다.

핵융합연은 이번 ITER용 변압기 개발을 '전에 없던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규모부터 남다르다. ITER 장치의 요구 전력압은 2.2기가볼트암페어(GVA)에 달한다. 입력 전압 오차도 거의 없어야 한다. 플라즈마를 발생 및 유지하려면 전기 출력을 미세하게 조정해야하기 때문이다.

핵융합연은 전기 특성, 기계 하중, 건물과 변압기의 관계 등 모든 환경을 사전 시뮬레이션하는 방법으로 높은 출력과 1% 내외의 전압차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김봉철 핵융합연 전원장치기술팀 박사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ITER용 변압기를 조달하는데 성공했다”면서 “관련 기술 노하우를 산업용 대규모 변압기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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