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지하철 통신망 접수...LTE-R에도 입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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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장비가 지하철 전송망에 확산되고 있다. '2단계 최저가 입찰' 방식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게 통신업계 판단이다. 국가기간망인 철도통망합(LTE-R)에도 중국 장비가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지하철 전송망을 사실상 접수했다. '2단계 최저가 입찰' 방식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화웨이에 절대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다. 2단계 최저가 입찰이 지속되면 지하철 전송망에 이어 국가 기간망인 철도통합망(LTE-R) 사업에도 화웨이가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뒤늦게 국산 장비 가점 제도를 시행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교통공사는 '1~4호선 광전송망 개량' 사업에 이어 '7~8호선 광대역통신망 구매 설치' 사업에 화웨이 장비 도입을 최근 결정했다. 1~4호선 사업에선 현대정보기술, 7~8호선 사업에선 씨스존이 각각 화웨이 장비를 제안하고 사업을 수주했다.

2개 사업은 모두 2단계 최저가 입찰 방식을 적용했다. 1단계 기술 평가에서 일정 수준 이상 점수를 받은 업체를 선별, 2단계에서 최저가를 제안한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 이미 보편화됐거나 기능이 단순한 장비를 구매할 때 예산 절감을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2단계 최저가 입찰에서 시스코·노키아 등 글로벌 업체는 물론 국산업체도 가격에서 화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1~4호선 사업에서는 현대정보기술이 예정된 사업 가격(예가) 절반 미만인 약 45%로 가격을 제안했다. 7~8호선 사업 투찰률은 약 54%다.

1~4호선 사업에 참여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 우리넷과 코위버 등 국산 장비업체는 7~8호선 사업에선 제안조차 하지 않았다.

이들은 최소한 예가 80% 이상을 제시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면서 예가 40~50%까지 가격을 낮추는 화웨이와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덤핑 수준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조만간 '5호선 LTE-R' 사업 사전 규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입찰 방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른 LTE-R 사업처럼 협상에 의한 입찰일지 전송망처럼 2단계 최저가 입찰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화웨이가 유선(전송망)을 넘어 무선망(LTE-R)으로 저변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통신서비스사업자 관계자는 “LTE-R는 셀 플래닝 등 이동통신 분야 전문성과 고도 정보통신기술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라면서 “위기 발생 시 승객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안전설비라는 점에서도 기술 중심 '협상에 의한' 입찰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LTE-R 사업은 모두 협상에 의한 입찰 방식(가격 10%, 기술 90% 등)을 사용했다. 안전성과 기술성을 감안한 결과다. 그러나 2단계 최저가 입찰 방식 적용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통신업계는 LTE-R가 재난안전통신망 및 해상망(LTE-M)과 연동하는 국가 기간망으로, 2단계 최저가 방식을 적용하면 화웨이 진입 가능성이 높고 이는 논란 소지가 될 것이라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보안 논란'을 의식한 우려다.


〈표〉서울교통공사 1~4호선, 7~8호선 광전송망 도입 사업 입찰 결과

화웨이, 지하철 통신망 접수...LTE-R에도 입성하나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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