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카메라·게임 등 소비자 취향 반영...프리미엄·보급형 '투 트랙' 전망
중국 화웨이가 우리나라 자급제폰 시장에 진입한다. 2014년 9월 알뜰폰을 통한 스마트폰 출시 후 4년 만에 전략을 수정했다. 화웨이가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3개 제조사가 90% 이상 시장 점유율로 과점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구도에 변화를 초래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빠르면 8월, 늦어도 3분기 중에 국내 자급제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화웨이는 전자상거래 업체 등 오픈마켓에서 자급제폰을 선보인 후 대형 양판점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1호 직영점 등 자체 유통 채널 구축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첫 자급제폰으로는 2개 모델을 후보로 선정했다. 듀얼카메라, 게임, 오디오 등 국내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늦어도 6월 중 최종 1개 모델을 확정하고, 출시에 필요한 각종 인증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화웨이 행보는 정부가 자급제폰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고 삼성전자·LG전자가 잇달아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자급제로 출시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결과다. 중국 본사는 물론 국내 지사도 '호기'로 결론을 지었다.
화웨이는 올해 초부터 국내 이동통신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자급제폰 관련 시장 자료를 수집하는 등 준비에 주력했다. 5~6개월 동안 검증을 마치고 올리버 우 컨슈머비즈니스그룹 한국·지역 총괄 주도 아래 국내 자급제폰 시장 진출 계획을 수립했다.
화웨이는 지난 2016년 신세계I&C와 일렉트로마트에서 자급제폰 판매를 타진했지만 불발에 그친 바 있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이통 서비스 사업자에 100% 의존할 수밖에 없는 유통 구조에서는 시장 확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자급제폰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이에 따라 화웨이 국내 출시 스마트폰 라인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X3, Y6, P10라이트 등 보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유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프리미엄·보급형 스마트폰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지사에서 자급제폰 시장 진출을 공식화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면서 “본사에서 별도 지침이 전달되면 국내 소비자에게 세부 계획을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