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 애플이 아이폰16을 출시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삼성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갤럭시A 시리즈와 첫 슬림폰 갤럭시S25 엣지를 공개하면서 반격에 나선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 갤럭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6%로 전분기 대비 3%포인트(p) 줄었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와 중국 스마트폰 약진에 영향 받았다.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4% 성장한 가운데 애플은 작년 4분기 점유율을 전분기보다 6%p 늘어난 23%까지 끌어올렸다. 출하량을 대폭 늘린 샤오미는 점유율 13%로 삼성을 추격했다.
삼성은 국내외 주요 지역에서 점유율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 18%를 기록해 전분기보다 5%p 줄었다. 같은 기간 인도에서는 점유율 11%로 3%p 감소했다. 인도 현지 점유율 순위도 5위까지 하락했다. 안방 시장인 한국에서도 갤럭시 점유율이 전분기 대비 20%p,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p 줄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미국에서는 프리미엄 수요 악화, 국내에서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위축 영향을 받았다”고 짚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AI 대중화와 폼팩터 혁신으로 점유율 반등을 모색한다. 올 초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에 이어 AI를 탑재한 보급형 단말인 갤럭시 A36·A56도 글로벌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은 두 제품에 보급형 스마트폰 전용 AI인 '어썸 인텔리전스'를 탑재해 AI 대중화를 이끈다는 구상이다.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에서 두 제품을 공개했으며 인도 지역부터 정식 판매에 돌입했다. 애플이 최근 선보인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16e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아이폰의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핵심 기능인 '더 개인화된 시리' 출시가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삼성은 AI폰 시장 경쟁에서 격차를 벌릴 기회를 잡았다.
또 이르면 다음달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S25 엣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의 두께는 약 5.8㎜~6.4㎜로 삼성 갤럭시 중 가장 얇다. 연간 예상 생산 물량은 300만대 수준이다. 애플도 올 하반기에 두께를 줄인 아이폰17 에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은 갤S25 엣지를 선제 출시해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신제품 효과가 사라진 4분기에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AI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S25와 보급형 갤럭시 A36·A56, 첫 슬림폰을 앞세워 다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