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30일 수소 연료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해질은 전극 간 이온을 이동시켜, 전류의 흐름을 발생시키는 물질이다.
KIST는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이종호 박사팀이 기존 고체전해질의 내부 구조를 보완, 전기전도도를 10배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수소 연료전지는 수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오염물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다.
연구진은 이온이 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기존 고체전해질의 원자 사이 거리를 제어할 수 있는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설계대로 고체전해질을 얇은 막(박막) 형태로 성장시켰다.
전해질 재료의 구조를 바꿔 전기전도도를 향상시킨 연구는 많았다. 하지만 실제 원자 스케일(수준)에서 제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호 박사는 “원자 스케일에서 재료의 물성을 설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고성능 박막 고체전해질을 실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에 적용하면,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연료전지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지난 9일 국제학술지 '나노레터'(Nano Letters)에 실렸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