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것을 '최고의 한 장면'으로 꼽았다. 미리 시나리오로 연출된 것이 아닌 양 정상이 즉석에서 대화를 통해 만들어진 '돌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 공동경비구역(JSA·판문점) 내 군사분계선(MDL)에서 김 위원장을 맞았다. 반갑게 악수하던 두 정상은 MDL 남측 구역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러던 중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손을 잡고 MDL을 넘어 북측 구역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남측으로 돌아왔다.
이 때 문 대통령은 남측 구역으로 넘어온 김 위원장과 악수하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하자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MDL 북측 구역으로 넘어갔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은 “두 정상이 국사 분계선을 넘나들었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경계선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며 자유롭게 왕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함께 MDL을 넘어왔던 장면에서 분단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을 봤다”면서 “연출되지 않았던 순간이라 더욱 뜻 깊었고 가장 감동을 주는 장면이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첫 만남과 도보다리에서 벌어진 44분 1대1 대화도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양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장면이 주목받았다.
도보다리 산책은 오전 회담에서 공동 발표문 내용을 사실상 확정 후 이뤄졌다. 두 정상 간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남북 합의 실현 과정과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이이기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유창근 SJ테크 대표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첫 만남에 많은 상징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도보다리 단독 대화에서는 향후 정상회담 결과 이행과 북미 대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