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부부의 선택은 '물냉면'으로 통일.'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 뒷얘기가 화제다. 이날 공식만찬은 저녁 6시 30분에 시작돼 당초 예상보다 40분 늦은 9시 10분에 끝났다.
청와대에 따르면 참석자 모두 자리를 옮겨가며 술잔도 부딪치고 안부도 묻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해금과 옥류금 공연이 만찬 시작을 알렸다. '반갑습니다'와 '서울서 평양까지' 두 곡을 연주했다. 제주소년으로 알려진 오연준 군이 '고향의 봄'을 불러 양측 인사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건배사를 하면서 분위기는 고조됐다.
만찬장에는 회담 전부터 주목 받았던 평양냉면이 올랐다. 물냉면으로 알려진 평양냉면은 이날 만찬에서는 비빔냉면과 유사한 쟁반냉면 스타일로도 제공됐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남북 정상 부부 4명은 모두 물냉면을 선택했다. 이 자리에서 정상회담 덕에 한국 평양냉면 식당이 북새통을 이룬다는 얘기가 나와 파안대소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이어진 공연은 북측 스타일로 진행됐다. 정해진 공연보다는 여흥 위주로 꾸며졌다. 현송월 단장과 예술단이 맡았다. 북에선 '료술'이라 불리는 마술쇼가 흥을 돋웠다. 예술단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부르자 가수 조용필이 '그 겨울의 찻집'으로 답했다. 현 단장과 듀엣으로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가수 윤도현은 직접 가져온 기타로 '나는 나비'를 열창했다. '우리 소원은 통일'은 참석자 모두가 입을 맞춰 불렀다.
만찬 마무리에는 일본이 유감을 표시한 이른 바 '독도 초콜릿'이 디저트로 등장했다. 둥근 공 모양의 초콜릿 안에 독도가 표기된 한반도기 초콜릿이 올라간 망고무스가 곁들여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나란히 나무망치를 들고 나와 깨뜨렸다.
만찬이 끝나고 밖에서는 3D영상으로 제작된 '하나의 봄'과 함께 작곡가이자 연주가 정재일의 피아노 독주가 시작됐다. 하나의 봄은 '아리랑', '새야 새야 파랑새야', '고향의 봄'을 모티브로 만든 곡이다.
만찬에 이어진 외부 환송행사는 남북 수행원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모든 불이 꺼진 상태에서 함께 영상을 봤다. 환송시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 없인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