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정종수 KIST 책임연구원, "나노촉매 상용화 위해 직접 창업"

“모든 사람이 다 창업할 필요는 없지만 협력연구, 기술이전 같은 여러 경로를 경험해봤을 때 제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창업이 가장 좋다고 봤습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역할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하면 좋겠습니다.”

정종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나노 기술을 활용한 유해물질 제어 전문가다. 10여년간 정부 지원을 받아 가스상 오염물을 100% 제거하는 망간산화물 나노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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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수 KIST 책임연구원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같은 유해물질 제거 성능이 탁월하다. 기존 공기청정용 필터 대부분은 먼지 입자를 제거하는 데 그쳤다. 활성탄 탈취 필터가 있지만 성능이 제한적인데다 잦은 교체 문제도 있었다. 망간산화물 나노 촉매를 코팅한 필터는 담배연기 같은 실내 가스를 100% 제거하고 유해 부산물도 없다.

정 책임연구원은 기술을 공기청정 기기·시스템 개발 기업에 이전한 데 이어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연구소 기업 '루프트케어'를 직접 설립했다. 루프트케어가 생산한 나노촉매를 고객사가 받아 실제 공기청정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고객사가 연내 출시 계획을 세워 루프트케어도 본격적인 상용 생산에 돌입했다.

전자제품 제조 공장, 흡연실 같은 가혹 환경 공기청정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출시할 제품은 전자제품 공장과 흡연실·부스, 숙박 시설 적용이 목표다. 동물 사육장, 농업 창고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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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수 KIST 책임연구원

정 책임연구원은 “4개 회사가 각 분야에서 연내 제품 출시 계획을 세웠고, 루프트케어도 매월 1000장 필터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 생산 능력을 갖췄다”면서 “가정용 일반 공청기보다는 가격이 비싸도 성능을 낼 수 있는 극한 환경용 제품에서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프트케어가 탄생한 데는 KIST 차원의 지원 프로그램 '디딤돌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다. KIST가 창업 준비 자금으로 3억원, 초기 자금으로 2년간 매년 3억원을 지급한다. 창업 2년 후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갚으면 된다.

정 책임연구원은 “창업 초기 기업이 가장 어려워 하는 게 투자 유치다. 벤처캐피털(VC) 같은 곳에서 급하게 투자를 받으면 불리한 조건에서 자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KIST 차원의 지원은 다른 스타트업은 누릴 수 없는 훌륭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연구원 기술을 시장에 내놓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처음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 대부분이 소재 공급사를 원했다. KIST 실험실 규모로는 물량 감당이 어려웠다. 협력연구나 또 다른 기술 이전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는 “루프트케어 창업에는 그 전에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에 대한 책임감도 따랐다”면서 “누군가는 소재를 공급해야 했고 창업 아이템과 조건도 좋았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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