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줄대기 여전?…낙하산·코드인사 우려 등 지적
[전자신문인터넷 최정환기자] 지난 9개월간 공석인 대우건설 사장직 공모에 38명 안팎의 지원자가 몰린 가운데, 최종 선임에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 안팎에서는 정치권 등에서 화려한 인맥을 가진 후보들이 적지않아 이번 공모가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진행한 사장 후보자 공모 결과, 전·현직 대우건설 출신 임원을 비롯해 관련업계 종사자와 전문가 등 38명이 지원했다. 이는 박창민 전 사장이 선임된 지난 2016년 공모(20여명)에 견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다만 화려한 정재계 인맥을 가진 후보들이 다수 포함돼 낙하산 인사나 코드 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 안팎에서 (대우건설 사장 공모와 관련한)정치권 줄대기가 한창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인맥이 화려한 후보들이 많아 선임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낙하산 사장 논란 등을 타개하고 회사 정상화라는 중임 수행에 적합해야 한다는 게 업계 안팎에서 요구되는 대우건설 사장의 자격"이라며 "회사 정상화의 마지막 기회인 만큼 낙하산 인사나 코드 인사가 아닌 그동안의 폐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번 공모에 하마평에 오른 인사 대부분이 지원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마평에 오른 후보군은 대우건설 현직 임원인 김창환 주택건축사업본부장, 전직 임원 출신인 이경섭 전 주택영업본부장, 소경용 전 경영지원본부장, 박의승 전 부사장, 현동호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 원일우 한양 사장, 우상룡 GS건설 전 대표, 현대건설 출신인 김선규 전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등이다.
업계에서 흘러나오는 후보자별 인맥을 살펴보면, 우선 대우건설 현직 임원 중 가장 유력한 김창환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은 연세대학교 건축학과 출신으로 산업은행 내 연대출신 인사의 적극적인 후원을 등에 업고 있다. 특히 조현익, 임경택 등 산업은행 출신 전 CFO(최고재무책임자)의 남다른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게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경섭 전 주택영업본부장은 부산지역에 기반을 둔 청와대 모 실장,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풍문이 돈다. 소경용 전 경영지원본부장은 동문인 정세균 국회의장의 후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의승 전 부사장의 인맥도 화려하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고교 동문이고,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는 고교 동기다. 현동호 전 사장도 청와대 고위층과 줄이 닿아 있다는 말이 나돈다. 특히 현 전 사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허태열 비서실장의 후원으로 대우건설 사장 공모에 지원한 바 있다.
대우건설 부사장과 금호건설 사장을 역임한 원일우 한양 사장은 현재 한양사장 재임 중으로 이번 공모지원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밖에 외부 출신인 우상룡 GS건설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고교 동기고, 김선규 전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덕수상고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대우건설 차기 사장은 사외이사 2명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관계자 2명, 외부 대학교수 1명 등으로 구성된 사추위의 후보자 검증 및 개별 면접심사를 거쳐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된다. 사장 후보자는 사추위가 제시한 공모 자격에 따라 국내외 건설분야 경험과 전문성, 건설업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통찰력, 대규모 조직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경험 등을 갖춰야한다.
최정환기자 admor7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