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한국게임 판호(유통허가) 정책에 변수가 나타났다. 게임담당 부처가 변경되면서 1년째 신규 판호를 얻지 못한 국내 게임업계는 사태를 예의주시 중이다.
22일 게임업계와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정부는 이달 16일자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판호를 담당하는 기관은 기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서 선전부로 바뀌었다.
광전총국을 국가광파전(TV라디오방송)총국, 국가신문출판서, 국가판권국, 국가영화국 4개 부서로 분할하고 중앙선전부가 이들 부서를 관장하도록 했다. 광전총국이 선전부에 흡수된 모양새다. 선전부는 광전총국 인력과 사무실 등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서 활동하는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외자판호뿐 아니라 내자판호도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처음 심사를 넣는 곳은 어떤 프로세스로 할지 아직 조직 정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단히 난감한 지경일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는 “외자판호 문제 만의 이슈가 아니라 모든 판호발급 프로세스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선전부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직속기구다. 문화부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진 막강한 기구다. 업계에서는 판호 정책도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선전부는 최근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주요 콘텐츠에 대한 검열을 시작했다. 한국 콘텐츠로는 스마일게이트 1인칭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가 포함됐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이번 검열은 중간 점검 성격으로 기존에도 해오던 것”이라고 밝혔다. 주무부처가 바뀌며 실시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했지만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크게 매출을 올리며 주목 받는 상황”이라면서 “(넥슨과 텐센트가)일부러 매출을 억눌렀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3월부터 한국게임에 신규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배치에 대한 비공식 제제다.
올해 들어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는 등 판호 발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였다. 중국은 올해 8월 열리는 차이나조이에서 지난해와 달리 한국관 명칭을 허용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7일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과 오석근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유창열 시민의 날개 위원장 등이 참여한 '일대일로 한중문화콘텐츠 교류 민간 사절단'이 중국 북경을 방문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왕야쥔(王亞軍) 부부장과 면담했다.
김영준 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출판번호 심의 재개와 각종 인허가 조치 완화 등 실질적 조치가 이뤄지도록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